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으로 곤욕을 치르는 동안 라이벌인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맥루머 등 IT전문 외신들은 증가하고 있는 아이폰 7의 수요 덕분에 TSMC가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TSMC는 아이폰 7와 아이폰 7 플러스의 A10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 6S와 아이폰 6S 플러스까지는 삼성전자와 함께 나눠 AP를 공급했던 TSMC였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 7부터는 TSMC에 독점적으로 AP를 위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잇따라 폭발을 일으킨 노트7에 대한 1, 2차 리콜에 이어 단종을 선언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을 전망하며 노트7 판매 실기에 따라 기회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틀 전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원, 2조 6000억 원 삭감했다.
그러는 사이 TSMC는 아이폰 7이 인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폰 7이 많이 팔릴수록 TSMC의 매출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TSMC는 당초 올해 매출이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11~12%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3분기(7~9월)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8%가 뛴 31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29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보다 많을 뿐 아니라 전 분기 25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를 넘어서는 TSMC 역대 순이익 신기록이다.
TSMC는 분기 전체 매출 역시 81억 달러(약 9조 2000억 원)가 되면서 2분기보다 23%가 증가했다. 올해 9개월 동안의 매출 역시 216억 달러로 최고 기록이며 아이폰 론칭 이후에는 39%가 상승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노트7의 리콜이라는 예상치 못한 외부 효과까지 더해져 확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TSMC는 이같은 평가에 "어떻게 일이 일어날지 말하기 힘들다"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엘리자베스 선 TSMC 대변인 대행은 "삼성은 아주 강한 회사"라면서 "지금의 이슈는 삼성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말할 수 없는데 대해 모두가 불안해 한다"고 밝혔다.
TSMC는 4분기 매출을 80억 달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TSMC는 4분기 역시 3분기와 비슷한 81억 달러 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 수치는 노트7의 단종에 대한 잠재적인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설문조사 기간 서베이몽키는 노트7을 가진 사람 중 26%가 아이폰 7으로 갈아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리우 TSM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에는 예상 재고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연말은 예년보다 좀더 평화로울 것으로 보고 있고, 엔드마켓 수요는 여전히 건강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한편 맥 루머에 따르면 아이폰 7은 지난해 모델보다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8000~84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 6S는 지난해 하반기 8500~9000만대가 출하됐다. 이번 오는 21일 아이폰 7을 공식 출시되는 국내에서도 14일 사전예약에서 초도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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