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응원단 앰프 자제, 응원 열기는 이상無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4 13: 08

“돔구장인 만큼 앰프 소리가 (다른 구장에 비해) 더 크게 울린다. 돔구장에서는 앰프 소리를 줄였으면 좋겠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12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하나의 제안을 했다. 응원단의 앰프 출력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국내 최고의 돔구장이다. 다만 돔구장이라 앰프 소리가 종종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음향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경기장 안에서 맴돌다보니 선수들이나 관중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데시벨 수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앰프를 이용한 응원은 KBO 리그 고유의 특색이다. 팬들의 응원을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응원을 주도하는 KBO 리그에서는 사실 없으면 허전한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때로는 앰프 출력을 과도하게 키우면 팬들이나 선수들도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집에서 TV를 통해 지켜보는 팬들도 앰프 음향에 경기의 현장음이 묻히는 현상을 종종 느끼곤 했다.

그렇다면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어땠을까. 앰프 출력은 줄어들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앰프 출력을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정규시즌에 비하면) 앰프 소리가 줄어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본부석에서 경기를 준비한 KBO 리그 관계자나 미디어 종사자들도 공히 동감한 부분이었다. 예전에는 본부석에서도 1·3루 응원단의 앰프 소리를 확연하게 들을 수 있을 정도였지만 13일에는 주의 깊게 듣지 않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경기 전 KBO 관계자들의 중재 하에 양팀 응원단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보통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양팀 실무자들이 만나 전반적인 상황을 논의한다. 돔구장 특성상 이번 만남에는 앰프에 관한 논의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라면서 “앰프 개수와 출력 등을 놓고 ‘소리를 조금 줄이자’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1차전을 보니 양팀이 이를 잘 지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잠실에서는 또 다른 기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들의 반응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앰프 소리가 너무 크면 팬들도 경기에 몰입하는 데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한 팬은 “응원석에 앉는 것은 응원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앰프 소리가 조금 커도 신경을 쓰지 않는 팬들”이라면서 “다만 본부석과 조금 가까운 테이블석에 앉는 팬들은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보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전체적으로 이날은 적당했다고 본다.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라고 했다. TV를 통해 경기를 관전한 팬들도 “확실히 앰프 음향이 줄었다”라는 평가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응원 열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날 고척돔은 1만6300석이 모두 들어찼고, 양팀은 모두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앰프 소리가 외야까지는 잘 전달되지 않아 일사분란함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육성에서 육성으로 옮겨져 큰 무리가 없었다. 특히 이긴 LG의 팬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졌다. 기본적인 박자를 맞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앰프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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