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을야구' 첫 PS 합격점 받은 고척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10.14 06: 19

한낮에는 햇빛이 쨍쨍 뜨거웠다가 해가 지면 손이 시릴 정도로 추운 것이 가을 날씨다.
매년 가을 한가운데서 진행되는 KBO 리그 포스트시즌은 추운 날씨로 인해 두터운 점퍼나 담요, 핫팩 등이 필수 지참품으로 여겨진다. 반면 경기 전 낮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한 가리개나 선글라스가 꼭 필요하다. 경기 전 자유석에서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일찍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물건들이다.
그런데 KBO 리그 출범 34년 만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점퍼를 입지 않는 포스트시즌 경기가 치러진 것이다. 지난 13일 올 시즌 개장한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치러졌다. 이날 경기는 비교적 따뜻한 온도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경기 약 2시간 30분 전인 오후 4시 고척돔 1루 더그아웃의 온도는 21.7도, 습도는 36퍼센트였다. 바깥 기온과 비슷한 따뜻한 기온이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이따가 관중들이 가득 들어차게 되면 그 열기로 인해 돔이 데워질 것 같아 난방시설은 따로 가동하지 않을 예정이다. 오히려 에어컨을 틀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치러진 고척돔은 최대 24도를 넘지 않게끔 유지됐다. 경기가 끝난 직후인 오후 10시반 다시 1루 더그아웃 온습계를 봤을 때 온도는 22.8도, 습도는 40퍼센트였다. 고척돔은 계속 환기시설을 가동하면서 만6300명이 가득찬 만원 관중 속에도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쾌적한 관람 환경을 팬들에게 제공했다.
넥센 관계자는 "일본 삿포로돔의 사례를 참고해 고척돔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삿포로돔은 여름에는 25도, 겨울에는 20도를 관중들이 가장 쾌적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온도로 놓고 관리 중이다.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적절한 가을 날씨가 20도 정도. '가을 야구'라는 말에 가장 잘 맞는 온도인 셈이다.
경기를 보는 팬들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돔구장이 반갑다. 넥센 김세현은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불펜 투수들이 대기할 때 춥지 않아 몸을 푸는 데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야수들 역시 "외야에 서있을 때 몸이 굳지 않아서 고척돔이 좋다"며 '돔 찬양론'에 한목소리를 냈다. '고척돔 중립경기론'까지 나올 정도로 첫 포스트시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고척돔이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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