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슈틸리케호, 우즈벡전 결과 보다 중요한 것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10.14 05: 46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연일 화제다. 갑작스러운 비난에 이어 화해 그리고 거취에 대한 계산까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인물로 갑작스럽게 부상했다.
2014년 부임 후 슈틸리케 감독은 30차례 경기를 펼치며 22승 4무 4패(쿠웨이트전 몰수승 3-0 포함)의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2차예선서는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8전 8승 27득점 무실점을 기록, 최고의 성적이라고 칭찬 받았고 별명은 '갓틸리케'였다.
그러나 문제는 최종예선부터 시작됐다. 2차예선에 비해 수준이 높은 팀들과 대결을 펼치자 팀이 갑작스럽게 변했다. 물론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다만 상대의 수준이 높아졌고 더 복잡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이었다. 추워진 날씨처럼 변한 수준에 대해 슈틸리케호는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전 막판 2실점을 시작으로 중립경기로 열린 시리아전서 0-0 무승부로 최악의 결과를 얻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카타르 공격수에 골을 허용하며 부담스러운 경기를 펼친 끝에 슈틸리케 감독이 말하는 첫번째 성과중 하나인 역전승을 챙겼다. 또 이란과 원정서는 유효슈팅이 없는 가운데 0-1로 패했다.
성적 뿐만 아니라 슈틸리케 감독의 이야기도 문제로 부각됐다. 시리아전 무승부를 거둔 후에는 AFC와 FIFA에 질타를 가했다. 수준낮은 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하면 축구 수준이 떨어진다는 문제였다.
카타르전 역전승을 거둔 후에는 이해를 못했다. 왜 응원을 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또 "이란에 갈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라전을 마친 뒤에는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었다"고 공격수들을 비난했다. 올 시즌 초반 EPL에서 가장 주목받는 손흥민이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 눈에는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실패를 맛봤던 카타르 리그서 잔뼈가 굵은 선수가 더 좋아보였다.
비난이 거세지자 입장을 바꿨다.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동원에게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란은 지동원이 출전하는 것 보다 김신욱-석현준이 출전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으로 보였다.
나랏님도 욕을 먹을 수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거취에 대한 문제를 묻자 곧바로 대답했다.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
"내 거취와는 별개로 선수들이 신경쓰지 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년 동안 10명의 감독을 선임했다. 1명당 평균 재임기간은 15개월이었다. 새 감독을 선임한다고 해서 당장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10명의 감독이 바뀌었을 때 긍정 변화가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미리 계산을 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비난 혹은 이상한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처럼 대답을 내놓았다.
유럽 출신으로 동양적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도 했었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었지만 치밀한 대답은 동서양을 걸쳐 모두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더 아쉬운 부분은 미리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달라질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완전히 꼬여 버렸다. 소통은 물건너 간 것처럼 보이고 있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전서 한국이 패배를 당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은 떠나면 된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 패배 후 팀에 대한 불만 보다는 유소년 축구 이야기를 꺼냈다.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제 3자처럼 대표팀을 바라보고 있다.
그저 팀을 떠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다르다.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언론의 반응을 살피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점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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