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선배와 후배가 하모니를 이뤘다. 선배의 타격이론 그대로 후배는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고, 둘은 안타 4개를 합작했다.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과 리빌딩의 주역 채은성의 이야기다.
박용택과 채은성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각각 3번 지명타자와 6번 타자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박용택은 클러치히터답게 4타수 3안타 2타점. 채은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8타수 무안타 침묵에서 벗어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렸다. 이날 LG는 안타 9개를 터뜨리며 7-0으로 완승,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져가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박용택은 이날 경기에 앞서 “투수마다 상대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 맥그레거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쳐야하는 스타일이다”며 넥센 선발투수 맥그레거 공략법을 이야기했다.
이어 박용택은 “류현진 같은 강한 투수를 상대할 경우,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타자가 투수의 모든 공을 정확하게 스트라이크와 볼로 구분할 수는 없다”며 “기본적으로 타자는 초구부터 노리고 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한 카운트에서 생각한 공이 온다고 예상하고 과감하게 휘둘러야 한다. 타자는 공격을 하는 자리인 만큼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자신의 타격이론을 전했다.
그런데 슬럼프에 빠진 채은성 또한 박용택과 비슷한 말을 했다. 채은성은 “결국 내 타격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해왔던 것처럼 초구부터 과감히 노리겠다. 내 스타일대로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채은성은 올 시즌 초구 타율 5할(40타수 20안타)을 기록했다. 초구 공략을 통해 19타점을 올렸고, OPS는 1.313에 달한다.
둘의 다짐은 그라운드 위에서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박용택은 1회초 첫 타석부터 우전안타를 날려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선 우전 적시타로 리드폭을 4-0으로 넓혔다. 7회말 마지막 타석서도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3안타 2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채은성은 6회말 김상수를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쏘아 올렸다. 이날 경기 유일한 안타였으나, 앞으로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채은성은 2014시즌 1군 무대를 밟고 나서 “박용택 선배와 같은 타자가 되고 싶다. 박용택 선배님의 하나 하나를 따라하고 배우는 게 목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2년 동안 멘토와 멘티는 흡사한 타격론을 공유했고, 2016시즌 LG의 해결사가 됐다.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둘이 동반 폭발한다면, LG의 가을야구는 계속 연장될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