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기세를 이어간 LG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양상문 LG 감독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고루 칭찬했다. 한편으로는 "오늘 경기는 또 잊어버리고 내일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지나간 일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라며 냉정하게 시리즈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헨리 소사의 6이닝 무실점 역투, 그리고 고비 때마다 결정타를 터뜨린 타선의 응집력까지 묶어 7-0으로 영봉승을 거뒀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분위기를 탄 LG는 이날 넥센까지 잡으며 시리즈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선발 소사는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8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으로 버텨 승리를 따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두 번째 승리. 타선에서는 리드오프로 나선 김용의가 3안타 3득점 2타점의 대활약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박용택도 3안타 2타점으로 힘을 냈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은 "전에 어려운 경기(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의미)를 하고 와서인지 전체적으로 편하게 보였다. 경기력이 상승하지 않았나 싶다. 득점이 필요할 때 득점이 나왔다"라고 돌아보면서 "상대팀에도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르는 선수가 많다고 하더라. 우리는 2경기를 치르고 온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2차전 선발로 우규민을 선택한 배경으로는 "우규민은 제구가 좋다. 넥센 타선이 빠른 볼에 강한 편이기 때문에 우규민을 예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3안타 3득점 2타점의 대활약을 펼친 좌타 김용의를 좌완 밴헤켄에 맞서 다시 1번으로 기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코치들과 상의해봐야 겠지만 나가지 않을까 싶다. 타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천웅과 문선재를 바꾸는 정도의 변화만 있을 것"이라며 재기용에 무게를 뒀다.
양 감독은 "오늘 정우를 아끼고 싶었다. 그래서 지용이를 내보냈는데 지용이가 다행히 많이 던지지 않았다"라고 또 하나의 의의를 둔 뒤 "은성이와 히메네스가 조금 더 올라왔으면 한다. 용의가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고 오늘 타격감이 올라왔듯이 은성이도 오늘 안타 계기로 찾지 않을까 한다. 히메네스도 곧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타선의 두 핵심에 대한 믿음을 유지했다.
2경기 연속 좋은 투수리드를 보여준 베테랑 포수 정상호에 대해서는 "오늘은 물론 소사가 위력적이긴 했지만 오늘 상호는 넥센 타자들의 허점에 따라 볼배합을 바꾸더라. 소사에 맞추는 게 아니라 타자들에 맞추는 볼배합이 좋았다"라면서도 "내일은 다시 상의를 해봐야 겠지만 2경기 하고 하루 쉬니까 괜찮을 것 같다. 연속 3경기 출장은 의논해봐야 한다"라며 2차전 출전은 유보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양대리그 시기를 제외한 역대 25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무려 21번에 이른다. LG는 역대 팀 4번의 준플레이오프에 모두 승리했던 기억이 있고, 당시 1차전을 모두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LG는 2차전에 우규민을 선발로 예고해 원정 2경기 싹쓸이에 도전한다. /autumnbb@osen.co.kr
[사진] 고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