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첫 경기. 정상호(34)가 이끈 LG의 안방이 완전히 박동원(26)의 넥센을 완전히 압도했다. 베테랑 포수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다.
LG 트윈스는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의 승리에는 안방싸움에서 승부가 사실상 갈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LG의 정상호는 포스트시즌 38개째에 빛나는 '가을야구 베테랑'답게 투수진, 더 나아가 경기 자체를 이끄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타석과 홈플레이트 뒤에서 모두 정상호의 존재감이 빛났다. 넥센 박동원 역시 19경기나 포스트시즌을 소화했지만, 세기에서 부족한 면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상호는 초반 흔들리던 소사를 적절한 리드를 통해 안정을 찾게 했다. 1회초 선취점을 뽑은 뒤 1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민성을 병살타로 유도했다.
아울러 4회말 1사 만루에서도 정상호의 리드는 빛났다. 1사 만루에서 첫 타자 장타력을 갖춘 박동원을 155km 빠른 속구로 윽박질러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다. 이후 임병욱을 상대로는 밀어내기 볼넷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에도 소사의 주무기 속구 사인을 내서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아울러 정상호는 5회말 무사 1루 타석에서 번트 실패 이후 안타를 때려내며 추가점 기회를 이었고 김용의의 2타점 2루타때 홈을 밟았다. 6회에는 1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까지 때려내 쐐기 타점까지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반면,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자부했던 박동원의 이날 리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흔들리던 선발 맥그레거를 잡아주지 못했다. 정상호의 그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5회말 무사 1루, 정상호 타석. 두 번의 번트 실패로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끌었다. 하지만 4구 커터, 5구 속구를 유도해 승부를 펼쳤지만 파울이 됐다. 속구 계열이 타자 눈에 익을 수밖에 없었는데, 6구째도 결국 커터를 유도해 좌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슬라이더나 커브 같은 브레이킹볼로 유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론적 아쉬움이 남았다.
이후 손주인에 희생번트를 대주면서 1사 2,3루 위기에 몰린 가운데, 김용의를 상대로는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바깥쪽 속구의 유인구 사인을 냈지만 이번에는 맥그레거의 제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이천웅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넥센 배터리. 다음은 타격감이 좋은 박용택이었다. 박용택의 후속 히메네스가 타격감이 바닥이었고, 1루 역시 비어 있었다. 신중한 승부가 필요했다. 1루를 채우고 히메네스를 상대하는 선택지가 있었다.
하지만 넥센 배터리는 박용택과 승부를 택했는데, 결국 무모한 선택이 됐다. 박용택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0-4로 차이가 벌어졌다. 3점의 점수 차는 넥센의 화력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 이후 3점과 4점의 차이는 1점 이상의 심리적 거리가 있었기에 아쉬운 선택이었다.
안방에서 흔들린 박동원은 타석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5회 1사 만루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고, 6회 2사 2루 기회에서도 좌익수 뜬공, 8회말 2사 1,3루에서도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제 시리즈의 첫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정상호, 박동원의 안방 싸움 결과가 점수 차 이상의 분위기 차이까지 만들며 시리즈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jhrae@osen.co.kr
[사진] 고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