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4차전 싸움을 바라보다 1차전부터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넥센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투타가 엇갈리면서 0-7 완패를 당했다. '언더독' LG에 1차전을 내준 넥센은 2차전을 꼭 잡고 시리즈 전적을 만회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넥센은 1차전 선발로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아닌 스캇 맥그레거를 택했다. 3선발제를 운용할 수밖에 없는 넥센 사정상 3일 쉬고 4차전도 나서야 하는 1차전 선발로 회복력이 좋은 맥그레거를 먼저 내세웠다. 5차전 선발, 혹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밴 헤켄을 쓰겠다는 숨은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가 4차전까지 갈 때 가능한 일이었다.
9일 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3일 휴식을 가진 넥센은 타선이 1회부터 만루 위기를 날리는 등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선수들의 몸이 아직 풀리지 않은 듯 찬스를 끊는 일이 많았다. 잔루만 13개였다. 그 부담을 맥그레거는 이겨내지 못했다. 맥그레거는 팀이 4회말 1사 만루를 무산시킨 뒤 5회 3실점하며 5회까지 4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투구수는 76개였다. 평소 100개 넘는 투구수를 소화한 맥그레거지만 넥센 벤치는 4차전을 대비하기 위해서인지 5이닝 만에 그를 교체했다. 그리고 0-4 4점차의 열세에서 일찍 필승조를 투입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나머지 네 이닝을 필승조에게 맡기겠다는 생각은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김상수는 필승조 보직으로는 처음 나선 이날 6회 오지환에게 내야안타, 채은성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무사 2,3루에 몰린 뒤 폭투,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허용했다. 0-4에서 0-6은 회복 불가능한 열세였다. 필승조로 타이트한 상황에 나서야 할 김상수의 자신감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 비극적인 결과였다. 이후 넥센은 필승조 대신 마정길, 오주원, 박주현을 내세워 나머지 이닝을 막았다.
LG는 이날 선발 헨리 소사가 불안한 제구 속에서도 타선 지원에 힘입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1회 수비 아쉬움부터 시작해 '어어'하다 1차전을 내준 넥센. 2차전부터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투타 모두 분위기 전환이 절실하다. 2차전 선발 밴 헤켄은 전날 등판한 불펜 몫까지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았다. /autumnbb@osen.co.kr
[사진] 고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