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슈틸리케 감독이 세 가지 궁금증에 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해외파는 곧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K리거 8명과 함께 코칭스태프만이 쓸쓸히 입국했다.
한국은 지난 12일 새벽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이란(3승 1무, 승점 10)과 우즈베키스탄(3승 1패, 승점 9)에 밀린 한국(2승 1무 1패, 승점 7)은 조 3위로 떨어져 9회 연속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패배 이후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 더 큰 논란을 낳았다. 그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유소년 단계부터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대표팀의 수장으로서 무책임한 말을 남겨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비난이 거세지자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오해였다"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민심은 등을 돌린 뒤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귀국 인터뷰서 세 가지 논란에 답했다. 카타르 귀화 공격수 소리아와 장현수 그리고 자신의 거취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와 경기서 소리아 한 명이 한국 수비를 힘들게 했다. 이란전을 하루 앞두고 지동원을 따로불러 '네가 소리아보다 스피드와 제공권, 발기술이 더 좋다'고 동기부여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리아를 언급했던 건 카타르전 후반 초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역전승을 일궜는데 이란전서는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걸로 설명할 수 있었는데 설명을 하다 보니 소리아를 언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수와 감독 사이에는 어떠한 갈등도 없다. 선수들과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눠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았다. 선수들도 내가 어떤 의도로 소리아를 언급했는지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 수비수가 본업인 장현수의 우측 풀백 고집에 대해서는 "장현수는 나도 중앙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양쪽 풀백에 문제를 보여왔다. 차두리와 김진수가 대표팀서 나간 이후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오른쪽의 경우 김창수와 이용 등을 실험했지만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장현수는 중앙 쪽에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달 안방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5차전서 단두대 매치를 치른다. 패하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대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뱉었다.
"내 거취와는 별개로 선수들이 신경쓰지 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년 동안 10명의 감독을 선임했다. 1명당 평균 재임기간은 15개월이었다. 새 감독을 선임한다고 해서 당장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10명의 감독이 바뀌었을 때 긍정 변화가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