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고척-잠실의 광활한 외야, 디테일의 승부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0.13 12: 59

광활한 외야 그라운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두 팀이 만났다. '디테일'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포인트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2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공통된 승부의 포인트로 '세밀함', '디테일'을 강조했다. 작은 플레이 하나로 큰 여파를 불러 일으키는 점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디테일을 만드는 것은 결국 선수들의 의지, 한 걸음 더 움직이는 부지런함이다. 주루에서의 도루와 수비에서의 실책 등 기록으로 남는 것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타구에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타자와 주자들의 판단력, 그리고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야수들의 예측력이 중요하다.

특히 넥센의 홈 고척스카이돔, LG의 홈 잠실구장은 모두 광활한 외야를 가진 구장이다. 고척돔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좌우측 99m, 중앙 122m, 잠실구장은 좌우 100m, 중앙 125m에 달한다. 면적이 넓은만큼 타구가 떨어질 곳이 많고, 외야수가 커버해야 할 수비 범위가 상당하다. 
구장은 넓고, 단기전의 특성상 투수들의 집중력과 구위는 정규시즌과 비교할 수 없다. 홈런포로 승부가 쉽게 갈릴 가능성은 적다. 대신 외야에 타구가 나갔을 시 한 베이스를 더 점유하고, 막아내느냐의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광활한 외야를 지배할 외야수, 그리고 이들을 뚫어낼 주자들을 주루플레이가 디테일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다.
이미 넥센은 목동에서 고척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팀 컬러 변화를 단행했다. 구장은 넓어졌고, 장타력 있는 타자는 줄었다. 많이 뛰었다. 154개의 도루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또한 '1히트 2베이스', 즉 안타 1개에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플레이를 통해 득점 손실을 만회하려 했다. 넥센이 2루타 3위(254개), 3루타 1위(39개)에 오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3루타는 지난해에 비해 19개나 늘었다. 수비에서는 고종욱, 임병욱, 이택근의 발 빠른 외야진이 우중간, 좌중간, 선상의 타구를 한 타이밍 먼저 끊어내는 연습을 통해 추가 베이스 점거를 막았다. 
LG 역시 넥센과 비슷한 팀 컬러로 시즌을 보냈다. 양상문 감독은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주문했고, 선수들 역시 근성과 결과로 화답했다. 도루는 121개로 3위. 잠실구장을 쓰면서 한 베이스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KIA와의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8회말 선두타자 박용택은 우중간의 단타성 타구때 상대 수비가 방심하는 틈을 타 2루까지 내달린 것은 넓은 외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넓은 구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넥센과 LG의 디테일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중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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