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현미경 프리뷰] 넥센-LG, 1차전 잡는 팀이 유리하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10.13 08: 57

'숙적'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2년 만에 가을 야구에서 다시 만난다.
정규 시즌 3위팀 넥센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고 올라온 LG는 13일 고척돔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2014년 플레이오프 이후 2년 만의 만남. 당시는 넥센이 LG를 3승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올해는 시리즈 승자가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쥔다.
수 년째 만날 때마다 드라마 같은 경기를 펼치는 두 팀은 맞대결만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나는 양팀에게는 모두 1차전이 중요하다. 넥센은 2선발 변칙 작전을 내세운 1차전을 잡아야 고척돔 2경기가 모두 수월하게 풀릴 수 있고, LG는 고척돔에서 최소 1승1패를 해야 선발 '원투 펀치'가 나서는 3,4차전이 유리해진다. 중요한 승부처인 1차전이 어떤 방향에서 전개될지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순리와 파격' 외국인 선발 매치업 결과는
양상문 LG 감독은 12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로 헨리 소사를 예고한 뒤 "이유는 없다"고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2선발인 데이비드 허프와 류제국을 소모하고 온 LG는 예상대로 소사를 선발로 내세운다. 소사는 올 시즌 33경기에 나와 10승9패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 3년 연속 10승을 거뒀지만 팀내 원투 펀치 경쟁에서 밀렸다.
2012년 KIA에 입단하며 KBO 리그 무대를 밟은 소사는 2014년 넥센에 입단해 한 시즌을 치른 바 있다. 그만큼 서로를 잘 아는 상대다. 소사의 통산 넥센전 성적은 14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6.81. 올 시즌에는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5.63으로 승운이 좋았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2014년 넥센 소속일 당시 4경기에 등판해 총 1승1패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했다.
넥센은 의외의 카드를 꺼냈다. 장고 끝에 나온 도박이다. 1선발 앤디 밴 헤켄을 2차전으로 미루고 1차전에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맥그레거를 앞세운다. 3선발제로 운용하는 포스트시즌 전략상 1차전 선발이 3일 휴식 후 4차전에도 나와야 하기 때문에 체력 회복이 좋은 맥그레거가 1차전 선발로 투입됐다. 맥그레거는 6월 팀에 합류해 14경기 6승3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했다.
LG를 상대로는 KBO 데뷔전이었던 6월 26일 잠실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의 1-4 패배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맥그레거는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8푼8리로 높은 것이 약점이다. 시즌 후반부로 갈 수록 피칭이 안정감을 보인 것은 강점. 큰 경기 경험에 대해서는 "마이너리그 8시즌 동안 7차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시즌 상대 전적 역전,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넥센은 2010년 이후 LG를 상대로 한 번도 상대 전적 우세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LG는 6년 만에 상대 전적 판세를 뒤집으며 넥센을 잡고 흔들었다. 양 감독은 역전 비결에 대해 "올해 팀이 상승세일 때 넥센을 많이 만났던 것 같다"고 시즌을 되돌아봤다. 그러나 두 팀이 총력전 대 총력전으로 맞붙는 포스트시즌은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LG는 넥센을 만나는 것이 편하다. 시즌 때 많이 이겼던 기억은 포스트시즌에서 충분한 자신감으로 작용한다. 넥센은 정규 시즌에서의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서 만회하겠다는 각오. 두 팀 모두 올해 포스트시즌 엔트리 포함이 처음인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 2명 포함 11명이었다. 새 얼굴들이 어떻게 활약할지에 따라 두 팀이 후반부 어떤 경기를 펼칠지가 결정된다. '미치는' 선수가 많이 나오는 팀이 이길 수 있다.
▲ 윤석민-히메네스, 4번타자 누가 터질까
작은 작전, 수비도 중요하지만 한 방에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홈런은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중요성이 빛을 발한다. 양팀 4번타자 매치업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당연지사. 넥센은 올해 처음으로 4번에 자리잡은 윤석민이 중심타선에 포진하고 LG는 히메네스가 4번으로 한 방을 노린다.
윤석민은 올 시즌 2차례 부상으로 규정 타석과 20홈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19홈런 80타점 타율 3할3푼4리로 4번타자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 시즌 LG를 상대로는 10경기에 나와 3홈런 타율 3할1푼을 기록했다. 특히 삼진 1개, 볼넷 12개로 LG를 만나면 좋은 선구안을 자랑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4경기 40타수 10안타(2홈런) 7타점 3득점 타율 2할5푼이다. 소사 상대 통산 성적도 11타수 5안타(2홈런) 2타점 타율 4할5푼5리로 좋은 편이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26홈런 타율 3할8리를 기록했다. 넥센을 상대로는 4홈런 타율 3할을 기록했는데 고척에서 타율은 2할6리로 좋지 않았지만 2홈런을 터뜨렸다. 히메네스는 특히 넥센 마무리 김세현을 상대로 3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했는데 2안타가 모두 역전타였다. 김세현이 LG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로 뽑은 이유기도 하다. 히메네스는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8타수 1안타 타율 1할2푼5리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기에 반전이 필요하다.
▲ 김세현-임정우, 마무리 새 얼굴 맞대결
이번 시리즈에서 마무리 맞대결을 펼칠 넥센 김세현과 LG 임정우는 모두 마무리 자리가 올해 처음이지만 성공적인 시즌을 치렀다. 김세현은 올해 62경기에 나와 2승무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데뷔 첫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LG를 상대로는 6경기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3.38로 나쁘지는 않았다. 평소 문제였던 제구를 잡은 것이 올해 가장 큰 수확인데 긴장도가 높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볼넷을 내주지 않는 제구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임정우는 시즌 중반이었던 6월에만 5패 평균자책점 12.10을 기록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위기를 이겨내고 28세이브를 수확, 탄탄한 결실을 맺고 시즌을 마쳤다. 시즌 성적은 67경기 3승8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82. 넥센을 상대로 시즌 9경기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9개 팀 중 가장 많은 세이브를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구원승을 수확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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