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과 같은 변칙은 없다. 정공법이다.
넥센은 지난 3년간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조·한·손 트리오'의 막강 불펜진으로 불펜을 운영했다. '투수 놀음'이 더욱 심해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진의 약세를 불펜으로 상쇄하면서 마운드를 이끌어갔다. 아울러 이들이 경험이 쌓인 2년 전 포스트시즌부터는 이들에게 보직 없이, 변칙적인 운영을 하면서 불펜 운영에 탄력을 줬다. 가령 손승락이 계투처럼 올라와 긴 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간 뒤 조상우가 위기 상황의 급한 불을 끄고, 한현희는 원포인트처럼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 넥센의 올시즌 조·한·손 트리오는 없었다. 조상우와 한현희는 부상, 손승락은 FA 이적으로 팀을 이탈했다. 새로운 필승조 조합으로 정규시즌을 치러야 했다. 마무리 김세현을 필두로 셋업맨 김상수와 이보근의 새 필승조 조합은 기존 필승조들의 공백을 충분히 채웠다.
김세현은 62경기 등장해 2승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마크했다. 풀타임 클로저 첫 해에 세이브 1위에 올랐다. 기존 마무리 손승락의 그림자는 전혀 없었다. 여기에 이보근은 67경기 5승7패 25홀드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하며 홀드왕 자리에 이름을 올렸고 김상수도 67경기 6승5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62로 홀드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필승조 조합으로 맞이한 1년차. 그러나 이들에게 기존 필승조들과 같이 변칙적인 포스트시즌 운영을 맡긴다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다. '팀 승리'라는 대명제 아래서 무리를 시킬 수 있지만 염경엽 감독은 일단 지난 몇 년과는 달리 필승조 운영에 '정공법'을 대입시키기로 결정했다.
염경엽 감독은 "웬만하면 정규시즌의 루틴을 가져가게 할 것이다. 정상적인 틀 안에서 필승조들을 운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험 차이가 그 이유이기도 했다. "처음이라서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이 염경엽 감독이 밝힌 이유다.
다만, 마무리 김세현의 활용폭은 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여지를 뒀다. "(김)세현이 정도만 변화를 줄 것이다. 이제 세현이는 어느정도 클래스에 올라섰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2이닝 정도는 충분히 맡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차하면 마무리 김세현이 '1이닝+' 마무리를 맡길 수 있다는 의미다.
'차포마상'을 뗀 채로 맞이한 올시즌 염경엽 감독은 새로운 필승조 조합 역시 만들어내면서 정규시즌을 성공리에 마무리 했다. 과연 새로운 필승조 조합이 '큰 경기'의 부담을 이겨내며 염 감독의 생각처럼 운영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