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숨은돈찾기’ 첫방, 구석구석 진품이고 명품이었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10.13 06: 50

 예능판 ‘진품명품’일 것이라는 예상은 조금 빗나갔다. 생각보다 진품이고 명품인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깨알 같은 재미 포인트들이 산재해 있었고, 기대도 않은 뭉클한 장면들도 연출됐다. 지난 밤 첫 방송된 KBS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의 이야기다.
제작진의 소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의 집을 찾아가 사용하지 않고 잠들어있는 중고 물품들을 찾아내 대중과 직접 중고 직거래로 판매하여 숨은 돈을 캐내는 경제버라이어티. 그런데 핵심은 중고 물품을 찾아서 가격을 책정하는 것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스타 가족들의 사는 이야기에 있었다.
첫 방송부터 인간미를 풀풀 풍겼다. 인간적인 스타들의 모습과 일반인 구매자와의 따뜻한 소통, 판매금이 기부로 이어지는 훈훈함까지 갖췄다는 것이 강점. 친근한 매력을 자랑하는 데프콘과 이수근, 서유리의 진행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구석구석 숨은 돈 찾기’ 첫 방송의 주인공은 이천수 부부였다.
세 명의 MC들은 이날 이천수의 집을 찾아 집안 구석구석 돈이 될 만한 물건들을 찾았다. 다양한 물건들에는 이천수 가족들의 사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토크가 풍성하게 살아났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부부의 결혼 이야기. 이천수는 아직 결혼식을 못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아내를 향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는데 그 사연이 뭉클했다.
이천수가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고 힘들었던 당시 아내가 큰 힘이 돼 줬고, 복귀 이후 운동에 전념하느라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 그런데 아내는 결혼식보다 이천수의 복귀와 축구가 먼저라며 그를 응원하고 지지했었다고 한다.
개 유모차부터 안 쓰는 에어컨까지. 이날 이천수의 집에서 발견한 중고물품들은 다양했다.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찾아 본격적으로 가격을 감정하는 장면들도 흥미로운 지점. 희망 가격보다 가격이 낮게 측정되면 좌절하고 높은 감정가가 나오면 기뻐하는 이천수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 터무니없을 것 같지만 이상하게 들으면 설득되는 감정 평들도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감정 받은 물품들을 직접 의뢰인인 이천수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려 판매해야한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직거래로 구매자를 만나 물건을 넘기는 장면 역시 따뜻했다. 그리고 수익금이 기부로 이어진다는 점은 의미를 더했다.
확실히 정규편성의 가능성이 보인 첫 회 방송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까지 따낼 수 있을까. 전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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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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