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 kt, 이제는 구단이 변해야 한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10.13 05: 53

kt 위즈가 단장, 감독 교체 카드를 꺼냈다. 성적은 물론이고 분위기 쇄신 차원임을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중요한 건 구단의 방향성이다.
kt는 지난해 1군에 데뷔한 후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승률 4할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라운드 밖의 사고로 시끄러웠다. 결국 kt는 12일 보도 자료를 통해 ‘임종택 단장 선임’ 소식을 전했다. 또한 계약이 만료된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던 단장이 바뀌었지만 감독에게도 성적의 책임을 물었다. 조만간 새 감독과의 계약 소식을 발표할 예정.
그러나 더욱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감독 교체만으로 팀 성적이 나는 것은 아니다. kt는 창단 이후 사장, 단장이 수차례 바뀌었다. 한 해설 위원은 “kt는 창단 이후 고위층 인사가 계속 바뀌고 있다. 창단 당시 권사일 사장과 주영범 단장은 통 큰 투자를 약속했다. 또 이야기를 나눠보면 사장, 단장은 야구에 대한 열정도 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야구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계속 바뀌고 있다. NC와는 비교된다”라고 말했다.

‘성적 부진’이 원인이었다면 야구단을 위한 더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했다. 냉정히 말해 현재 kt 선수단으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기 쉽지 않다. 베테랑 의존도가 높고 젊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의 성적을 원했다면 외부 선수 영입, 외국인 투수 영입에 더 적극적이어야 했다. kt는 올 시즌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들에서 거의 플러스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만약 당장의 성적보다 장기 육성이 목표라면 그에 걸맞은 시스템이 갖춰줘야 한다. 수시로 바뀌는 인사가 아닌, 전문성을 가지고 장기 계획을 세울 책임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2군 육성에 대한 투자도 동반돼야 한다. 현재 kt는 익산시 국가대표 훈련장을 사용하고 있다. 야구장이 3면으로 이루어져 훈련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 사정은 좋지 못하다. 선수들은 간이 컨테이너에서 휴식을 취하고 옷을 갈아입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
단장,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든 만큼 확실한 방향성이 필요하다. 현재는 감독 옥석 고르기에 들어갔다. 물론 어떤 감독이 지휘봉을 잡느냐도 중요하다. 하지만 감독이 성적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kt는 올 시즌 ‘워터 페스티벌’ 등 획기적인 마케팅으로 관중들을 불러 모았다. 그 결과 지난해 64만 5454명의 홈 관중이 68만 2444명으로 늘었다. 성적 부진 속에서 거둔 수확이었다. 그러나 ‘구단의 성적’ 만큼 좋은 흥행 요소는 없다. kt가 야구를 잘 한다면 팬들은 자연스럽게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kt는 이제 막 1군 2년 차를 경험했다. 그 동안의 실패를 경험 삼아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모기업이 적극적으로 변해야 할 때이다. /krsumin@osen.co.kr
[사진]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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