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투와 4이닝투, 빅리거도 놀라게 한 오승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10.13 05: 55

 각 리그 간 선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메이저리거들도 전보다 아시아 야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활약상은 메이저리거들마저 놀라게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오승환은 76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던지며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팀은 간발의 차이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그의 공헌도는 팀 내 불펜투수 중 최고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이나 일본에서 뛰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선수들은 전과 비교할 수 없는 긴 이동거리와 시차, 그리고 휴식 없는 일정으로 인한 체력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오승환은 지난 12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는 한국, 일본에 비해 경기 수도 많고 이동거리도 길다. 체력적인 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오히려 그 부분은 많이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적을 보면 이런 말도 이해가 된다.

그 이유에 대해 오승환은 “17연전, 20연전까지 갈 때도 많았지만 연투를 했을 때는 경기가 있는 날에도 명단에서 빠지기 때문에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일본이나 한국처럼 3연투 이상은 잘 시키지 않고 투구 수도 관리를 해줘서 큰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팀이 20연전을 하더라도 실제로 자신이 등판하는 간격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관리되기 때문에 괜찮다는 의견이다.
1년 내내 꾸준했던 그의 모습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짧고 나이도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미국 선수들과 처음으로 같이 하면서 물어본 것도 많다”고 한 뒤 “젊은 선수들이 나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캐치볼 파트너인 맷 보우먼부터 시작해서 젊은 선수들이 아시아 야구에 관심이 많았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생각들도 알게 됐고, 나도 그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다”라고 돌아봤다.
메이저리그는 불펜투수들의 기량이 비교적 균등하다. 믿을 만한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의 실력 차이가 비교적 큰 한국, 일본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일부 불펜투수가 중요한 상황에 1이닝을 초과하는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들도 생긴다.
오승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4연투도 하고 한국시리즈에서 4이닝도 던져봤다고 하니까 놀라더라. 그런 점에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많이 놀라워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던 시절에도 4연투를 경험했고,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13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4이닝 투구도 펼친 바 있다.
4연투, 4이닝 투구가 상식적이지 않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분명 깜짝 놀랄 일이다. 그러나 낯선 환경에서 온 오승환은 마이크 매시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관리 속에 80경기 가까이 던지면서도 부상자 명단(DL)에 오르거나 큰 부진을 겪지 않고 한 시즌을 견뎠다. 메이저리그 방식의 관리도 하나의 원동력으로 작용했겠지만, 4연투나 4이닝 투구 경험도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풀어내는 돌부처 같은 오승환 특유의 강인함이 첫 번째 비결이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