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1차전 선발로 밴헤켄 아닌 맥그레거
ML 클리블랜드도 DS에서 같은 방법 3연승
넥센의 노림수는 통할 수 있을까.
넥센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스캇 맥그레거를 예고했다. 기선제압이 중요한 1차전 승부에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아니란 점에서 의외이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는 3선발 체제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밴헤켄은 나이가 있기 때문에 회복 차원에서 2차전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밴헤켄이 1차전 선발로 나선다면 3일 휴식 후 4차전 선발로 나가야 하지만 2차전에 선발등판할 경우 두 번의 이동일로 4일 휴식 후 5차전 등판이 가능하다.
넥센은 올 시즌 막판 4선발을 찾는 데 실패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강윤구를 4선발로 기대했지만 복귀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함에 따라 3선발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하게 됐다. 타이트한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밴헤켄보다 맥그레거를 1차전 선발로 쓰는 게 플레이오프까지 감안하면 낫다고 봤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와 비슷한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한 팀이 있다. 바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디비전시리즈를 3전 전승으로 가져간 클리블랜드에는 1차전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클리블랜드의 1차전 선발은 에이스 코리 클루버가 아니라 트레버 바우어였다. 시즌 막판 사두근 부상을 당한 클루버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며 2차전으로 넘겼다.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바우어가 4⅔이닝 3실점으로 강판됐지만, 5회부터 필승맨 앤드류 밀러를 투입하며 불펜을 총동원한 끝에 5-4로 승리했다. 그 여세를 몰아 2차전에서 선발 클루버가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고, 분위기를 제대로 탄 클리블랜드는 3차전에서 시리즈를 조기에 종료시켰다.
사실 클리블랜드에 앞서 넥센이 2년 전 같은 방법으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준 바 있다. 2014년 LG와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은 1차전 선발로 20승 투수 밴헤켄 대신 헨리 소사를 내세웠다. 당시에도 넥센은 3선발 체제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했고, 휴식일을 감안해 밴헤켄이 아니라 소사를 1차전에 내세웠다.
1차전에서 넥센은 소사가 4⅓이닝 3실점으로 강판됐지만, 조상우-손승락-한현희로 이어진 불펜 필승조를 5회부터 가동한 끝에 6-3으로 승리했다. 2차전 선발 밴헤켄이 7⅓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타선 침묵으로 패한 넥센이었지만 3~4차전을 모두 잡았다. 3일 쉬고 4차전에 나선 소사가 6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밴헤켄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가 넥센 승리를 이끈 바 있다. 2년 전처럼 넥센은 플레이오프까지 길게 내다본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맥그레거-밴헤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