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감독들, 'PS 탈락' 남은 자들의 운명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13 05: 50

kt 조범현-SK 김용희 감독, 계약 만료로 결별
5강 탈락 나머지 감독들의 거취에도 관심집중
가을은 어느 누군가에겐 축제의 계절이지만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이들에게는 잔인한 계절이기도 하다. 올 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의 감독들이 그 대상이다.

지난 12일 kt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3년 8월 kt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조범현 감독은 올해가 계약기간 마지막 해였다. 구단의 미비한 지원 탓에 신생팀의 한계를 절감한 kt는 2년 연속 10위 꼴찌에 그쳤다. 감독이 통제할 수 없는 그라운드 밖 사건사고에도 책임을 져야 했다.
kt에 이어 SK도 김용희 감독과 결별을 공식화했다. 2014년 10월 SK와 2년 계약을 체결한 김용희 감독은 첫 해 5위로 가을야구 턱걸이에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 1경기 만에 조기 탈락했고, 올해는 레임덕에 시달린 끝에 6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이미 시즌 막판 재계약 불가 소식이 파다하게 번져나간 상황이었다.
전임 감독들과 재계약을 포기한 kt와 SK는 새 사령탑 물색 작업에 들어갔다. kt는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이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떠올랐고, SK 역시 다양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2연속 내부 승진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SK는 외부에서 감독을 영입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가을야구 탈락 5개팀 중 2개팀이 감독 교체를 공식화한 가운데 나머지 3개팀 감독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됐고, 한화 김성근 감독과 롯데 조원우 감독은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아있다.
삼성은 올 시즌 9위로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을 내며 류중일 감독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들의 집단부진과 핵심선수들의 이탈로 전력 유출도 컸다는 점이 감안되고 있다. 통합우승 4연패 신화를 이룩한 류 감독에게 한 번의 실패로 계약을 포기하는 건 지나친 처사라는 정서가 크다. 다만 아직 삼성 구단에서는 재계약과 관련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오히려 계약기간이 남은 김성근 감독의 거취가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년간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도 6위와 7위에 그친 성적, 부상 선수 속출에 따른 혹사 논란으로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최종 결정은 구단이 아닌 그룹의 몫이다. 현재까지는 김 감독 재신임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구단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생각하면 방치에 가까운 결정이 될 것이란 우려의 시선이 짙다.
롯데는 8위로 기대이하 성적을 냈지만 조원우 감독의 계약기간을 지켜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1년 전에도 롯데는 3년 계약을 체결했던 '초보' 이종운 전 감독을 단 1년 만에 경질한 바 있다. 2년 연속 초보 감독을 1년 만에 갈아 치우는 것은 앞으로 구단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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