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큰 무대를 앞두고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양 팀 응원단에 엠프 소리를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양 감독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돔 구장에서 응원 문화가 너무 시끄러운 것 같다. 이번 시리즈 만큼은 엠프 소리를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우리와 넥센 모두 갖고 있는 경기력을 다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 가능하다면 양 팀 응원단의 엠프 소리를 반 정도 줄였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엠프를 활용한 응원은 KBO리그만의 특색이다. 선수별로 응원가가 있는 만큼, 엠프를 통해 울려 퍼지는 노래가 관중들로 하여금 흥을 더하고 경기장 분위기를 보다 뜨겁게 한다. 그런데 너무 큰 엠프 소리가 인해 야구장 주변에 피해를 입히고, 관중들의 청력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제로 잠실구장 근처에 자리한 정신여고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에 방해를 받고 있다. 때문에 잠실구장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에는 엠프 사용을 금지했다.
KBO는 엠프 소리를 줄이자는 양 감독의 제안을 적극지지 했다. KBO 관계자는 “우리도 엠프 소리를 매년 줄여가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더 줄여야 한다고 본다”며 “작년까지는 엠프 소리를 10kw, 엠프 6대로 제한했었다. 올해는 5kw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KBO 관계자는 “경기에 앞서 우리가 응원단 엠프 소리를 검사한다. 하지만 양 팀 응원단이 응원에 열을 올리다가 엠프 소리를 키울 때가 있다. 응원단에 경고를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우리가 경기를 잠시 중단할 수도 있다. 엠프 소리가 작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더 작아졌으면 좋겠다. 응원단이 서로 합의 하에 얼마든지 엠프 소리를 더 작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양 감독과 KBO의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선 응원단이 응답을 해야 한다. 지난 4월 22일 LG는 처음으로 고척돔 경기에 나섰다. 당시에도 양 감독은 “돔구장인 만큼, 엠프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돔구장에서는 엠프 소리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오는 13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매진이 유력하다. 엠프 소리가 작아도 얼마든지 뜨거운 응원전을 전개할 수 있다. 양 팀 응원단이 엠프 소리가 아닌, 관중들의 함성으로 돔 구장을 가득 채우게 만들지 주목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