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첫 등판 기억 남아…WBC 아쉬움은 없다"(일문일답)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10.12 14: 29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첫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12일 서울 반포동의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첫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이번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하며 팀에 기여했다.
이 자리에서 오승환은 “공항에서부터 반갑게 맞이해주셨는데, 기자회견에서도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메이저리거가 되어 영광스럽다. 팀에 합류한 뒤 마이크 매시니 감독님을 비롯한 동료들이 환영해줬고, 처음인데도 베테랑처럼 존중해줘서 적응에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고, 하지만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다 기쁘게 생각한다. 다음 시즌도 준비 잘 해서 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음 시즌 활약도 다짐했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였나?
아쉬운 경기도 많았지만 기억에 남는 경기도 많았다. 첫 세이브보다 개막전에서 처음 등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공을 던져서 기억에 남는다.
- 구속이 더욱 빨라진 비결은 무엇인가?
비결은 모르겠다. 타자가 그렇게 봐주니 기분이 좋다. 구속에 욕심은 없었다. 비결은 모르겠고, 매 경기 공 하나 하나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 개막전 당시 기분은? 첫 세이브를 올렸을 때 느낌은?
야구선수로서 목표는 메이저리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첫 세이브 당시 큰 감흥은 없었다. 그 전부터 계속 긴박한 상황에 투입되면서 긴장감이 첫 세이브 때는 많이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후반기 하체 부상을 관리하기 위한 계획은?
허벅지 부상이 일본에서도 있었고 이번에도 있었다. 항상 시즌을 준비할 때 허벅지 안쪽에 신경을 쓰면서 운동하고 있는데, 공을 던지며 생기는 부상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너무 좋아도 부상이 온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잔부상이 없도록 더욱 신경을 쓰겠다.
- 다음 시즌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휴식을 취하면서 병원에서 몸 상태도 점검을 하고,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보강운동을 할 것이다. 재활과 보강운동을 병행할 생각이다. 항상 비시즌에 빠르게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빠르게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간 것이라 운동하는 시스템의 차이를 느꼈는데,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준비를 더 잘 하면 몸 상태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몰리나와의 호흡이 좋았는데?
메이저리그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몰리나가 어떤 선수인지는 잘 아실 거다. 각 팀 모든 선수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처음 상대하는 선수를 만나도 몰리나에게 의지했다. 그게 많이 적중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한국, 일본,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각기 다른 장단점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 각 타자들마다 성향이 달라 리그의 차이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일본은 컨택 능력이 좋은 타자가 많다. 이용규 같은 타자가 각 팀에 적어도 3~4명씩은 있다. 한 시즌밖에 하진 않았지만 미국은 1~9번까지 모두가 실투 하나도 홈런으로 연결시킬 만큼 파워가 최고다.
- 추신수와 대결을 펼쳤던 기분은?
경기 전에 신수와 반갑게 인사했는데, 경기에서도 만나게 됐다. 2사에 만나서 최선을 다해 던졌는데 안타를 맞았다. 경기 후 식사를 하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말했다. 먼 미국 땅에서 상대팀이 됐어도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뜻 깊었고, 다음에 만나면 안타를 맞지 않도록 하겠다.
- 올해 좋은 기록을 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은?
아버지도 이렇게 좋은 기록을 낼 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라. 최선을 다해서 이런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시즌 전에 기록을 생각하지는 않지만 항상 마운드에서는 타자에게 이기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 공 하나 하나 던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기록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비결이 있다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한 것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평균자책점이다.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무리한 게 좋다.
- 다음 시즌 목표와 올해 아쉬웠던 점은?
스프링캠프를 가면 다시 경쟁이라 생각한다. 현지 매체에서는 마무리 자리를 보장받는다는 뉴스도 나왔는데, 안주하지 않고 그런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다시 여러 선수들과 대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성적을 코칭스태프에서 참조는 하겠지만, 방심하지 않고 준비할 것이다. 아쉬운 점은 20세이브를 하지 못한 것, 그리고 중요한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은 것이다. 8회부터 나가면서 무사 만루를 막고 9회에 점수를 줬는데, 그 경기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내가 조언을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 올 정도의 기량이라면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몸 관리만 잘 하면 분명 메이저리그 선수와도 싸울 실력은 한국 선수들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나?
메이저리그는 한국, 일본에 비해 경기 수도 많고 이동거리도 길다. 체력적인 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오히려 그 부분은 많이 걱정하지 않았다. 17연전, 20연전까지 갈 때도 많았지만 연투를 했을 때는 경기가 있는 날에도 명단에서 빠지기 때문에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일본이나 한국처럼 3연투 이상은 잘 시키지 않고 공 숫자도 관리를 해줘서 큰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미국 선수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
미국 선수들과 처음 같이 하면서 물어본 것도 많다. 젊은 선수들도 나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캐치볼 파트너인 맷 보우먼부터 시작해서 젊은 선수들이 아시아 야구에 관심이 많았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생각들도 알게 됐고, 나도 그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시즌 중에도 많이 얘기했다. 4연투도 하고 한국시리즈에서 4이닝도 던져봤다고 하니까 놀라더라. 그런 점에 많이 놀라워했다.
- WBC 예비엔트리에 들지 못했는데 솔직히 어떤가?
공항에서 말씀드린 그대로다. KBO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게 아쉬운 것은 없다. /nick@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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