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째 굴러온 복덩이. 최재원(삼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박석민(NC)의 FA 보상 선수로 최재원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 도중 왼 손목 미세 골절상을 입는 바람에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았다. 최재원은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주축 선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거나 부상으로 빠지면 그 공백을 메웠다.
타율 3할3푼3리(81타수 27안타) 4홈런 16타점 20득점 3도루. 8월 18일 수원 kt전서 장시환이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턱 뼈가 골절되는 부상만 아니었다면 커리어 하이를 기대해도 좋았을 터. 류중일 감독 역시 "최재원이 잘 하고 있었는데 빠지게 돼 팀도 본인도 아쉽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11일 오후 최재원과 통화가 닿았다. 심야 라디오 DJ처럼 감미로운 목소리는 여전했다. 최재원은 "이제 많이 좋아졌다. 잘 챙겨 먹으면서 체중도 많이 늘어났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가벼운 러닝 위주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면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최재원은 "아쉬운 게 많은 것 같다. (1군 무대에) 늦게 합류한 것도 있지만 끝까지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재원이 올 시즌 성적을 점수로 매긴다면 어느 정도일까. 그는 잠시 망설인 뒤 "100점 만점에 70점은 줄 것 같다. 다치지 않고 끝까지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많이 아쉽다"고 했다. 이어 "경기를 뛰면서 자신감이 생겼는데 페이스가 좋을때 다쳐 더 아쉽다"고 덧붙였다.
삼성팬들은 최재원에게 '보석 선수'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보석 만큼 가치있는 선수라는 의미에서다. "인터넷에서 한 번씩 봤다. 기분이 참 좋았다. 보상 선수로 와서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최재원은 "아무래도 내야를 많이 했으니 내야를 하는 게 개인적으로 더 플러스가 되는 것 같다. 특정 포지션을 정하기 보다는 외야보다 내야가 더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에 열심히 해서 어느 포지션이든 한 자리 차지하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