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이 부른 위기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는 가장 큰 테스트가 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갤럭시 노트7 위기는 삼성 후계자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에 지속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이던 스마트폰의 플러그를 뽑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결함이 발견된 노트7에서 비롯된 삼성전자의 악화 위기가 명백한 재벌의 후계자인 이재용을 흔들고 있으며 이는 첫 번째 중요한 리더십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조기 단종과 함께 애플과의 특허 소송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여기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그룹을 이끌 게 된다.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등재돼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된다.
그런 만큼 이번 노트7의 단종에 따른 파장은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고스란히 떠 넘겨질 전망이다.
노트7은 지난 8월 공개되면서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에 허를 찌를 것이라고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배터리 폭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2일 글로벌 전면 리콜에 나섰다. 250만대에 달하는 기기를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 1일에는 새로운 노트7 판매에 나섰지만 미국의 한 여객기내에서 새 노트7마저 폭발, 결국 단종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노트7 단종으로 이제 중국 화웨이와 애플, 구글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노트7이 경쟁구도에서 빠지며 픽셀 XL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 구글로서는 뜻밖의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뉴욕 타임즈는 삼성전자가 이번 노트7 실패와 관련해 즉각적이고 상당한 재정적인 타격에 직면할 것으로 봤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노트7 단종에 따라 약 100억 달러(약 11조 2000억 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삼성전자가 노트7의 생산 중단을 결정하자 유가증권시장에서 8% 넘게 가치가 하락했다. 이런 하락율은 지난 2008년 10월 24일 13.76% 하락 이후 8년만에 최대치다. 하루에만 19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또 뉴욕 타임즈는 삼성전자의 기업문화가 이번 문제를 악화시켰을 수 있다고 봤다. 회사의 보복이 두렵다며 익명을 요구한 두 전직 삼성직원들의 말도 실었다. 이들은 제품 기술이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삼성전자 고위층의 군대의 하향식 접근 방식을 꼬집었다.
뉴욕 타임즈는 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센터장 박철완 공학박사의 인터뷰 내용을 마지막에 실었다. 박 박사는 "배터리 탓을 하기에는 너무 빨랐다"면서 "내 생각엔 배터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거나 주요 문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한 것 같다"는 박 박사는 "노트7은 다른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었고 복잡했다"면서 "삼성전자는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통제가 불가능한 너무 많은 혁신을 집어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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