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조범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조 감독은 지난 3년 간 각종 악재 속에서도 팀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kt는 12일 단장과 감독을 동시에 교체했다. kt 소닉붐 농구단, e-sports 등을 맡았던 임종택 단장이 선임됐다. 또한 지난 2013년 8월 kt 지휘봉을 잡았던 조 감독과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조 감독은 감독 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 신생 구단을 맡았지만 3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kt는 창단 당시 이견 없이 조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조 감독은 2003시즌 처음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3년 간 SK의 체질을 개선하며 강팀 대열에 올려놓았다. 2007년 말에는 KIA 타이거즈 감돌을 맡았고 2009년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창단 구단인 만큼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감독을 선임했다.
조 감독은 강훈련을 통해 팀을 조련했다. 당장 1군에서 쓸만한 전력은 없었다. 2014년 퓨처스리그가 끝난 후에는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시즌 초에는 투수 박세웅, 포수 장성우가 포함된 4대5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팀의 전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었다. 첫 시즌에는 장성우가 맹활약하며 후반기 팀 반등을 이끌었다.
또한 첫 시즌 세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전력감을 꾸준히 영입했다. 마운드에선 유망주 투수들을 육성했다. 첫해 엄상백, 정상곤 등 1년 차 투수들이 급성장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마무리’ 김재윤도 등장했다. 올 시즌 역시 고영표, 심재민 등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얇은 선수층으로 144경기를 치르긴 쉽지 않았으나 지난 시즌보다 1승 추가한 53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했다.
하지만 각종 사건, 사고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주전 포수 장성우가 사생활 문제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조 감독은 “모두 내 책임”이라며 구단을 대신해 사과했다. 올해에도 오정복의 음주사고, 김상현의 임의탈퇴 등 악재가 겹쳤다. 선수단 분위기가 흔들렸고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는 등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 팀의 미래를 그리던 조 감독의 아쉬운 퇴장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