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야구] 슈퍼캐치, 다이빙캐치…이런 명수비가 또 있을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10.12 07: 14

명품 수비 열전이었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LG가 9회말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며 가을야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번 와일드카드는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명승부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에서 기막한 플레이들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었다. 
2차전은 시종일관 LG가 주도권을 쥐었다. 선발 류제국이 8이닝을 1안타만 내주며 KIA 타선을 잠재웠다. LG타선은 8회까지 수 차례의 득점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KIA의 수비벽에 막혀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말 그대로 수비열전이었다. 

3회 1사2,3루 위기에서 3루수 이범호는 이형종의 안타성 타구를 막았고 박용택의 파울플라이도 껑충껑충 뛰어가며 잡아냈다. 포수 한승혁은 1회 무사 1루에서 이형종의 번트 타구를 민첩한 판단력으로 잡아냈고 9회 무사 1,2루 위기에서도 문선재의 번트마저 처리하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외야수 3인방의 명품수비도 볼만했다. 먼저 좌익수 김주찬은 5회 2사2루에서 박용택의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냈다. 갑자가 급격하게 휘어가는 타구였는데 몸이 무너지면서도 힘겹게 글러브안으로 집어넣었다. 빠른 발과 순바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우익수 노수광의 수비는 전율을 일으켰다. 8회말 2,3루에서 양석환의 안타성 타구를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전력질주하며 몸을 날려 잡아냈다. 무조건 안타였던 타구를 지워버렸다. 양석환을 비롯한 LG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중견수 김호령의 수비도 엄청났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용의가 타석에 들어서자 KIA 외야수들은 전진 수비를 했다. 뜬공으로 유도해 3루 주자의 리터치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KIA 벤치의 기대와 달리 김용의는 좌중간쪽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역시 누가봐도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중견수 김호령은 50m 가까이 전력질주해 왼팔을 크게 뻗어 캐치에 성공했다. 비록 3루 주자 황목치승이 리터치를 해 끝내기 득점을 올렸지만 미리 출발한 2루 주자는 귀루하느라 애를 먹었다. 김용의의 끝내기 안타를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둔갑시킨 대단한 수비였다. 
LG 유격수 오지환도 1차전의 실수를 완벽하게 만회하는 수비솜씨를 보였다. 6회 1사2루에서 나지완의 안타성 타구를 순발력과 감각적인 글러브질도 잡아내서 실점을 막았다. 8회 2사2루에서도 나지완의 깊숙한 타구를 빠른 몸놀림으로 처리했다. 1차전에서는 김선빈이 2개의 안타를 막아내는 다이빙캐치로 승리를 이끌었다. 가히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명품 수비열전이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