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포수 한승택의 발견…KIA 3년전 선택은 옳았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10.12 06: 42

3년전 선택은 옳았다. 
KIA는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6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팽팽한 투수전을 벌이다 0-1로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했지만 2차전을 내주면서 준플레이오포 진출이 좌절됐다. 아주 짧았던 5년 만의 가을야구였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 고생 많았다"는 말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더없이 귀중한 수확이 있었다. 바로 22살의 젊은 포수 한승택의 발견이었다.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잠실구장을 가득메운 관중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했다. 

장기집권한 김상훈이 은퇴한 이후 KIA 포수는 아킬레스건이었다. 포수 기근에 시달렸고 2011년 이후 부진한 성적을 거듭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 KIA 포수진은 백용환과 이홍구 체제였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주전 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그만큼 수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한승택은 한화 선수였다. 2013년 말 한화로 이적한 FA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KIA 선수가 되었다. 당시 한승택은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그래도 누구도 낙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KIA는 2년 후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한승택을 선택했다. 이유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수비력을 갖춰 2년 동안 경찰청에서 실전을 경험한다면 미래의 주전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복귀했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작년 제대한 한승택은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그러나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볼에 머리를 맞는 대형사고를 당했다. 그래서 2월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2군에서 개막을 맞이했고 1군은 5월에 콜업을 받아 2경기에 뛰었다. 
6월에도 잠깐 1군에 올라왔고 9월 확대엔트리부터 기회를 얻었다. 특히 백용환이 수비도중 무릎을 크게 다치며 한승택에게 기회가 왔다. 한승택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 김기태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그에게 주전 마스크를 덜컥 맡겼다.  노장 이성우가 있었지만 젊은 한승혁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1차전에서는 폭투때 3구까지 뛰던 유강남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2차전에서는 잡기 어려운 번트실패 타구를 모두 잡아내는 순발력을 과시했다. 안정된 포구와 원바운드 처리 능력도 보였다. 어깨도 나쁘지 않았고 만원관중앞에서 긴장하지 않는 배짱도 보였다.
그는 "투수들이 신뢰할 수 있는 포수가 되고 싶다. 1~2선발들이 원하는 포수가 되어야 한다"고 바램을 밝혔다. 상대 타자들에 대한 많은 공부을 통해 볼배합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타격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이상 주전마스크를 쓸 수 있는 안방마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짧았지만 KIA에게는 값진 결실을 거둔 가을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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