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일본행. 단순히 한국시리즈 이전까지 경기 감각을 배양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부상 방지를 통한 전력 보존 효과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이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1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4박 5일 간의 미니 캠프를 갖는다. 출국일과 귀국일을 제외한 3일 동안에는 일본 팀과 3차례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키운다. 29일부터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두산은 귀국 후 상무, 경찰청 등과도 연습경기를 하고 자체 청백전까지 진행하면서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미야자키에 가서는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21일부터 3연전을 벌인다. 정예멤버는 아니지만 주전이 포함된 1.5군급 선수들과 겨루는 것은 실전 감각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이 3경기를 통해 한국시리즈 엔트리 막차를 탈 선수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미야자키가 서울보다 기온이 높아 돌아왔을 때 날씨가 더욱 춥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두산의 김태룡 단장은 이에 대해 “추운 곳에서 부상 위험을 안고 훈련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이다. 귀국 후 연습경기와 청백전도 치를 계획이라 국내 날씨와 그라운드 컨디션에 재적응할 시간도 없지 않다.
두산은 일본행을 통해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연습경기보다 더 실전에 가까운 환경에서 경기를 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는 것이 첫 번째다. 일본 팀과의 경기는 일반적인 연습경기보다 더 큰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기본 기량이 출중한 일본 선수들과의 대결이 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주는 부상 방지 효과다. 김 단장의 말대로 추운 곳에서는 부상 위험이 높다. 두산은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동시에 정재훈을 비롯한 부상자들이 따뜻한 곳에서 좀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해외에서 4박 5일을 보내는 것이라 비용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그리 큰 금액은 아니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산이 미야자키에서 지내는 숙소는 국내 원정 시 사용하는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항공권 비용이 추가되지만 총액이 1억을 넘지 않는다. 정규시즌 중 원정지에서 3연전만 소화해도 수천만원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지난해보다 구단이 쓰는 비용은 줄게 됐다.
한편 출국 전까지는 잠실과 이천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LG 트윈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했다면 훈련 첫 날인 11일부터 잠실에서 몸을 풀 수 있었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차전까지 가게 되면서 두산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앞으로 LG가 잠실에서 경기를 하지 않는 날에는 잠실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