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 롯데, 나바로 재계약 결정 안 해
기대이하 성적, 태도 논란으로 거취 불확실
일본프로야구에서 좌충우돌 한 시즌을 보낸 야마이코 나바로(29)의 내년은 어떻게 될까.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들은 지난 11일 나바로가 나리타공항을 통해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바 롯데 마린스는 아직 나바로에게 내년 시즌 계약을 결정하지 않았고, 향후 거취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나바로는 "내년 일은 아직 모르겠다. 구단에선 아직 이야기가 없다"며 "일본야구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잔류 의지를 피력했다. 나바로는 지난 1월 지바 롯데와 1년간 연봉 120만 달러에 계약을 한 바 있다.
큰 기대를 받고 일본에 진출한 나바로였지만 실망과 아쉬움을 잔뜩 남겼다. 시즌 전인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중 실탄 소지에 의한 무기 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파문을 일으켰다. 후에 불기소됐지만 구단으로부터 개막 4주 동안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복귀 후에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올 시즌 1군 82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2할1푼7리 62안타 10홈런 44타점 38득점 49볼넷 64삼진 OPS .679에 그쳤다. 불성실한 플레이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오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기대이하 성적으로 내년 재계약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나바로는 "내가 생각한대로 활약하지 못해 아쉽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낙담하고 있다. 앞으로는 열심히 해서 내년에도 뛰고 싶다. 지바 롯데 팬들의 응원은 대단했다"고 한 시즌 소회를 밝혔다.
나바로는 당분간 뉴욕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낸 뒤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만약 지바 롯데와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성적이나 몸값을 감안할 때 일본 내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력과 함께 태도 문제가 늘 따라다닌 만큼 상황은 더욱 여의치 않다.
이에 따라 KBO리그 복귀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삼성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된 나바로에 대해 우선권은 전 소속팀 삼성이 갖고 있다. 삼성에서 우선적으로 재계약을 제안했기 때문에 나바로는 5년간 삼성 동의 없이 KBO리그의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다만 삼성이 올 시즌 외국인선수 문제로 골치를 썩은 만큼 나바로를 고려해 볼 만한 상황이긴 하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나바로와 재계약 협상 당시 계약서에 '성실함'을 조건으로 넣었으나 불발된 바 있다. 그 이후 나바로는 지바 롯데로 이적했다. 지바 롯데에서 실패를 맛본 나바로가 최고의 시기를 보냈던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지바 롯데 마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