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스캇 맥그레거가 팀의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까.
염경엽 넥센 감독은 11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앞두고 "이번 포스트시즌 키플레이어는 투수는 맥그레거, 타자는 고종욱이다. 우리는 선발이 적어서 외국인 투수들이 잘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맥그레거가 키플레이어라는 것은 시즌 후반기부터 계속 언급해온 이야기다.
넥센은 포스트시즌에서 통할 만한 토종 4선발을 찾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넥센이 포스트시즌을 치러온 방식처럼 3선발로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주현, 김정훈 등 토종 선발감이 시즌 후반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신재영도 포스트시즌이 처음이기 때문에 외국인 듀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3선발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경우 가장 걸리는 것이 휴식일이다.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선수는 단 3일을 쉬고 나흘 만에 4차전에 나서야 한다. 2차전 선발은 그나마 4일을 쉴 수 있다. 체력 문제를 봤을 때 한국 나이로 38살인 앤디 밴 헤켄보다 31살인 스캇 맥그레거가 1차전 선발을 맡아야 빠른 회복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밴 헤켄은 2013년부터 넥센의 4차례 포스트시즌을 모두 함께 했지만 맥그레거는 한국 무대가 올해 처음이다. 맥그레거는 올 시즌 LG전에서는 1차례 등판했는데 6월 26일 KBO 리그 데뷔전이었다. 포수 호흡과 벤치 사인, 마운드 환경 등 모든 것에 익숙하지 않았으나 6이닝 2실점으로 선전했다. 다만 팀의 1-2 패배로 패전투수가 됐다.
11일 훈련 후 만난 맥그레거는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것에 대해 "잘 던져서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평소대로 던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 있던 8년 중 7년을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한국 무대는 다르겠지만 메이저리그 캠프 등 긴장된 상황에 등판한 경험이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그레거는 이어 "KIA나 LG 모두 좋은 팀이고 응원하는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과 맞붙을 때는 거의 대부분 매진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던져봤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 밴 헤켄이 '너무 잘 던지려고 하지 말고 평소대로 편하게 던지라'고 이야기해줬다"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맥그레거가 1차전 선발로 등판한다면 그의 평소 빠른 투구 템포대로 타자들을 이끌어가며 이닝을 많이 소화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8푼8리로 우타자 상대(.234)에 비해 매우 높은 편. 김용의, 이천웅, 이병규, 오지환, 박용택 등 LG의 좌타 라인을 조심해야 한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