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했다. 치욕적인 '감자 세리머니'로 한국축구를 유린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에게 한국이 완전히 무너졌다.
축구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새벽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끝난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서 전반 아즈문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4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한 한국은 2승 1무 1패(승점 7)에 그치며 이란(3승 1무, 승점 10)과 우즈베키스탄(3승 1패, 승점 9)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슈틸리케호는 공격적인 전술인 4-1-4-1로 이란에 맞섰다. 원정이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대표팀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경기 초반 기성용의 날카로운 롱패스 연결을 제외하고는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기회를 만들지 못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란은 측면 공격이 강한 팀이 아니다.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않는다. 유럽 강팀들과 대결서 이란은 좌우측면서 활발하게 공격을 펼치는 팀들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방에 확실한 공격수가 있는 상황에서 이란 수비진은 우왕좌왕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어려움이 생긴 상황이 분명하게 나타나면서 이란은 약점을 노출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유럽의 그들과는 달랐다. 일단 오버래핑을 할 선수가 부족했다. 본업이 중앙 수비수인 장현수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했고 왼쪽은 오른쪽이 전문인 오재석을 투입했다.
둘은 수비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비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것이 중요했지만 오히려 이란에게 당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문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공격수가 부족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도 이란의 조직적인 수비에 돌파를 시도할 공간을 찾지 못했다. 또 후방에서 함께 공격을 펼쳐야 하지만 오재석의 오버래핑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들의 장점을 한 껏 끌어 올리면서 한국을 강력하게 압박했다. 한국과 대결서 항상 자신감을 드러냈던 케이로스 감독은 템포를 조절하면서 경기를 쥐락펴락했다.
이란의 공격이 한국에 비해 원활하게 이뤄진 것은 대부분의 공격이 슈팅으로 마무리 된 점이다. 일단 전방으로 볼이 침투된 뒤 한국 수비와 경합이 생긴 상황에서도 이란은 슈팅을 시도했다. 골대를 벗어난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슈팅으로 볼이 아웃되며 이란은 한국에 역습을 허용하지 않았다.
선제골을 넣은 상황에서도 슈틸리케호의 움직임은 큰 변화가 없었다. 뒷공간을 파고들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체력은 떨어졌고 리드를 당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후반서 전술변화는 없었다. 다만 홍철을 투입해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한국영을 빼고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 시켰다. 그러나 홍철과 오재석이 측면에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방 공격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란은 점유율을 높였다. 끊임없이 측면을 공략했다. 전반서는 선수를 돌파했다면 후반서는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이란은 꾸준히 슈팅을 시도했고 한국은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서 재미를 본 전술을 똑같이 사용했다. 김신욱을 투입해 높이를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란의 측면 압박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방으로 패스 연결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측면도 마찬가지였다. 김신욱에게 어떻게든 볼을 연결해야 했지만 개인 돌파가 더 자주 일어났다.
이란은 철저하게 준비된 전술을 사용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선수교체를 실시했다. 후반 막판에는 최전방 공격수 아즈문을 빼고 경기 조율을 할 수 있는 테이무리안을 투입하며 수비 안정을 꾀했다.
하지만 한국은 케이로스 감독을 다시 넘지 못했다. 전술적 실패가 경기의 패배로 이어지며 다시 치욕을 얻게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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