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야, 목줄을 끊는 개가 되어야겠어. 이 고려의 황제가 되어주마."
'달의 연인' 이준기가 더 이상 황자들끼리 죽고 죽이는 일을 만들지 않고자 스스로 황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드디어 광종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 형과 아우를 잃고, 또 다시 동복 형제를 죽여야만 하는 이준기의 각성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15회에서 왕소(이준기 분)는 누명을 쓴 해수(이지은 분)를 구하기 위해 왕요(홍종현 분)을 새 황제로 인정했다. 그렇게 정종이 된 왕요는 '왕규의 난'을 이용해 왕은(백현 분)에게 자신의 역모를 뒤집어 씌웠다.
왕요는 왕소에게 왕은을 잡아오라고 명했고, 이를 알게 된 해수는 왕은과 순덕(지헤라 분)을 숨겼다. 앞서 해수는 왕소가 왕은과 순덕을 해치는 환상을 봤었다. 이에 해수는 왕소가 왕은을 찾아서 도망치게 할거라고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두 사람을 숨겼음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는 왕은과 순덕을 위기에 빠뜨렸다. 만약 해수가 왕소를 믿었다면, 그래서 왕은을 찾아 도망갈 수 있게 도왔다면 두 사람의 삶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왕은과 순덕은 죽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아직 두 사람의 생사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 칼로 누군가를 베어 버린 왕소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비극을 암시하는 듯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왕정(지수 분) 역시 "내가 죽일 것"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황위에 관심이 없던,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까지 칼을 빼들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게 되는 것.
이어 왕소는 "내가 말야, 목줄을 끊는 개가 되어야겠어. 이 고려의 황제가 되어주마"라고 선언을 했다. 왕요, 왕욱(강하늘 분) 등은 왕소를 '황제의 개'라고 부르곤 했었는데, 결국 왕소는 왕요의 목줄을 끊는 개가 되어 고려의 새 황제, 즉 광종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 왕소가 정종을 이어 광종이 되는 건 역사적인 사실. 하지만 그 이유는 해수가 아는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왕권을 손에 틀어쥐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 아니라 이 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결심을 하게 된 왕소, 세상에서 가장 슬픈 각성이 아닐 수 없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