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얻은 KIA, 아름다운 2016 퇴장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10.11 21: 54

아쉽지만 미래를 얻은 퇴장이었다. 
KIA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타선이 1안타로 침묵하며 1-0으로 무릎을 꿇었다. 1차전은 완벽한 승리했으나 2차전에 패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티켓은 LG가 가져갔고 KIA는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다. 
개막 초반 윤석민의 부상으로 선발진을 완전하게 가동하지 못한 것이 5강에 그친 이유였다. 수비와 주루, 타격에서 아직은 빈틈이 많았다. 그러나 얻은 것도 많은 퇴장이었다. 힘겨웠던 5위 싸움에서 승리하며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시즌 내내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당당하게 5강에 들어갔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의 200이닝 원투펀치는 가을행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특히 헥터는 급수가 다른 구위와 마운드 운영능력을 과시하며 15승을 따냈다. 중요한 고비마다 승리를 안겨주었고 양현종도 10승에 그쳤지만 200이닝을 넘기며 개근상을 따냈다. 헥터는 내년시즌 에이스로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두 개의 트레이드는 힘겨웠던 KIA에게 힘을 실어준 신의 한 수였다. 서동욱은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힘에 부치던 타선에 에너지를 제공했다. 서동욱이 없었다면 가을행은 불가능했다. 고효준도 선발과 불펜요원으로 활약하며 중반 이후 KIA 마운드에 동력이 되었다. 
소방수 임창용의 가세는 큰 힘이 되었다. 7월 72경기 출전금지 조치가 풀리자마자 1군에 올라온 임창용은 초반 실전감각이 떨어지고 구위를 회복하지 못해 흔들렸다. 그러나 8월부터 본격적인 세이브 사냥을 하며 뒷문지기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시즌과 와일드카드를 거치면서 새로운 얼굴을 발굴한 것도 수확이었다. 작년 한화에서 이적한 외야수 노수광이 외야 주전급 활약을 펼쳤다. 아울러 한화에서 보상선수로 받은 포수 한승택도 시즌 막판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며 내년 시즌 주전 포수 가능성을 밝혔다. 
마운드에서는 젊은 김윤동, 홍건희가 내년 시즌 주축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승혁도 시즌 막판 에너지 넘치는 투구를 보여 불펜의 핵심투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졸 최원준의 성장은 내년 시즌 외야 주전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들이 향후 우승 도전에 귀중한 자원이다.
내야의 핵 김선빈과 안치홍이 복귀했고 손영민 박지훈 임기영 등 마운드도 보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토브리그에서 전력보강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만의 가을야구로 경험을 쌓은 KIA가 강한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2016시즌이었다.  /sunny@osen.co.kr
[사진] 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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