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2] 오지환-노수광, 투수전 만든 호수비 퍼레이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10.11 21: 51

 때로는 실책도 있었지만, 번뜩이는 수비들이 명품 투수전을 도왔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LG의 1-0 승리로 끝났다. 양 팀 선발투수들이 빛나는 피칭을 보여준 가운데, 실책과 상대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막아낸 호수비들도 여럿 나왔다.
먼저 호수비로 실점을 막은 것은 KIA였다. 이범호가 날랜 동작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순식간에 잡았다. 3회말 무사 1루에 LG는 손주인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성공과 문선재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KIA는 선취점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이때 나온 이형종은 볼카운트 1B에서 헛스윙한 뒤 3구째를 공략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3루수 이범호가 자신의 왼쪽으로 빠져나가려 하던 타구를 넘어지며 숏 바운드 처리했고, 빠른 후속동작으로 1루에 던져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주자 2명은 진루하지 못했다. 이범호는 다음 타자 박용택의 타구도 파울라인 바깥으로 뛰어나가며 잡아 이닝을 끝냈다. 6회말 1사 1루엔 실책을 범했지만 점수가 되지는 않았다.
5회말에는 김주찬이 앞서 나온 수비 실책을 지웠다. 2사 1루 박용택 타석에서 양현종의 견제가 길게 이어졌고, 마침내 적절한 견제로 1루 주자 문선재를 1루와 2루 사이에 묶었다. 그러나 유격수 김선빈이 1루로 던진 공이 제대로 포구되지 못해 2사 2루가 됐다. 여기서 박용택이 좌익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렸고, 김주찬은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는 어려운 상황 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타구를 잡아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
LG 역시 호수비는 있었다. 6회초 1사에 류제국이 브렛 필에게 외야 우측으로 가는 2루타를 맞으며 첫 피안타를 기록했고, 팀은 득점권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나지완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걷어내 1루 송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류제국은 무실점했다. 이때 공이 굴절되거나 빠졌다면 실점하거나 1사 1, 3루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전날 실책을 범했던 오지환은 호수비로 1차전에 진 빚을 조금은 갚았다.
오지환은 8회초에도 멋진 방어에 성공했다. 이미 100구를 넘긴지 오래인 류제국은 지쳐가고 있었고, 2사 2루에 나지완의 타구는 좌전안타가 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곳을 향했다. 하지만 빠르게 타구에 접근한 오지환은 침착하게 1루에 던져 그대로 이닝을 끝냈다.
노수광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8회말 2사 1, 3루에서 양석환의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우익수로 옮긴 노수광은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글러브를 갖다 댔고, 공은 그 안으로 들어왔다. 공격을 위해 선발 출장시킨 서동욱 대신 김호령을 중견수로 넣고 노수광을 우익수로 돌린 KIA 벤치의 선택은 성공했다.
이들의 빈틈없는 수비는 양현종과 류제국의 명품 투수전에 더욱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양현종은 6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했고, 류제국은 무려 116개나 던지며 8이닝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완전히 무력화했다.
이렇게 양 팀의 놀라운 수비들로 지속됐던 균형은 9회말이 되어서야 깨졌다.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온 서상우가 바뀐 투수 지크 스프루일을 공략해 우전안타를 터뜨렸고, 만루에서 김용의가 끝내기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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