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양팀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0의 행진이 벌어진 가운데 9회 대주자의 발에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과감한 도루 하나가 LG의 승리를 이끌어왔다. 반면 KIA는 외국인 선발 지크 스프루일을 9회 투입시키는 강수를 던졌으나 실패했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1-0으로 승리, 정규시즌 5위 KIA를 밀어내고 넥센이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양팀 모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나온 도루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1차전에서는 KIA가 4-2로 이겼다. 다만 타격이 빛난 승부는 아니었다. 양팀 외국인 선발투수(데이비드 허프, 헥터 노에시)의 기량을 감안해도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몸이 덜 풀렸다는 인상을 지우기 쉽지 않았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양팀 선발이 굳건하게 버텼다.
류제국(LG)은 8회까지 116개의 공을 던지며 단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버텼다. KIA 선발 양현종도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 선수 몇 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주자에게 홈을 허용하지 않으며 7회까지는 0의 행진이 이어졌다.
8회는 노수광이 KIA를 울리고 웃겼다. 선두 박용택의 우중간 안타 때 안일한 포구로 2루를 내줬으나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양석환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며 KIA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LG는 0-0으로 맞선 9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선두 정상호가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정상호는 임무를 마치고 대주자 황목치승으로 교체됐다. 여기서 손주인의 타석 때 초구에 황목치승이 2루로 뛰었다. 손주인은 번트를 대다 말았고, 송구가 비교적 정확하게 갔으나 황목치승이 손을 빼며 감각적으로 2루에 들어갔다. KIA는 심판합의판정을 요구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KIA는 손주인을 고의사구로 걸렀다. 여기서 문선재의 희생번트가 포수 파울 플라이가 되며 1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KIA는 지크를 투입했다. 마지막 승부수였다. 다른 불펜 투수들이 있었지만 선발 요원으로 불펜이 다소 낯설 수도 있는 지크를 마지막 순간 기용한 것이다. 성공하면 10회 이후도 바라볼 수 있는 수였지만, 실패면 그대로 끝이었다.
하지만 KIA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지크는 서상우가 우전안타를 만들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결국 흔들린 지크는 김용의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맞았다. 무조건 땅볼을 유도하거나 삼진을 잡았어야 했지만 제구가 잘 되지 않아 히팅존에 들어가기 딱 좋은 공이었다. 외야 플라이에 대비해 외야수들이 전진수비를 한 상황에서 끝내기가 되기 충분한 타구였다. KIA의 가을 도전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