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2] ‘1차전 패=탈락’ LG, 악몽 공식 탈출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1 21: 56

LG의 포스트시즌 역사의 나름 의미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1차전에서 패배하면 그 시리즈는 무조건 내준다는 어두운 ‘공식’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201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에서 나온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1승1패를 기록한 LG는 오는 13일부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014년 이후 2년 만에 가을야구를 다시 경험한 LG는 정규시즌 4위의 강력한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한 판만 이기거나 비기면, 5위 KIA를 제치고 3위 넥센이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호랑이 킬러’ 데이비드 허프를 앞세운 1차전에서 오지환의 치명적인 실책이 빌미가 되며 2-4로 패해 시리즈 전망이 어두워졌다.

LG 선수들은 2차전을 앞두고 “아무렇지도 않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KIA 쪽에서는 “분위기는 우리가 더 좋을 것”이라며 흐름에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LG는 이런 KIA의 기세를 초반에 꺾어둘 필요가 있었다. 다만 쉽지 않았다. 선발 류제국이 4회까지 무실점으로 나무랄 곳 없는 호투를 펼쳤으나 타선은 1·3·4회 선두타자가 출루했으나 모두 점수를 내지 못하고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징크스가 생각날 법했다. LG는 전신인 MBC 시절을 포함, 시리즈 첫 경기를 내준 8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모두 탈락의 아픔을 겪은 기억이 있다. 1차전에서 방망이가 유독 터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MBC 시절인 1983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해태에 1차전을 4-7로 내준 뒤 1무4패로 탈락했다. 1993년 플레이오프(삼성, 1차전 1-5패, 2승3패 탈락), 1995년 플레이오프(롯데, 1차전 연장 10회 7-8패, 2승4패 탈락), 1997년 한국시리즈(해태, 1차전 1-6패, 1승4패 탈락), 1998년 한국시리즈(현대, 1차전 2-11패, 2승4패 탈락)까지 1차전 징크스가 계속 이어졌다.
21세기 들어서도 이런 징크스는 달라지지 않았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에 1차전을 1-4로 내준 끝에 2승4패롤 기록,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3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4로 진 뒤 1승3패로 탈락했다. 2014년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6으로 졌다.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1승3패 탈락이었다.
그러나 LG는 중반까지 잘 버텼다. 6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류제국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류제국은 한계투구수로 판단되는 100개에 이른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하지 않았다. 8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제국은 1사 2루 위기에서 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또 전광판에 0을 찍은 채 경기를 마쳤다.
LG는 8회 선두 박용택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단타가 2루타로 둔갑했고 이어 1사 2,3루까지 기회를 확장시켰으나 채은성이 3루 땅볼, 양석환의 우전안타성 타구가 노수광의 호수비에 막히며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9회 마무리 임정우가 KIA의 공격을 막았고 9회 선두 정상호가 우전안타로 끝내기 주자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대주자 황목치승이 절묘한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무사 2루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결국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용의가 전진수비를 펼치고 있던 KIA 외야수들의 키를 위협하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마지막에 웃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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