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선의 키를 쥔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웃지 못했다. 루이스 히메네스(LG)와 브렛 필(KIA) 모두 나름 분전했지만 팀 승리를 이끄는 주역이 되지는 못했다.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작전을 잘 수행한 히메네스가 마지막에 웃었다.
2016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4-2로 승리한 KIA의 최고 효자는 브렛 필이었다. 정규시즌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았던 2번 타순에 배치된 필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4회와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각각 중전안타, 우익수 옆 2루타를 치며 팀 득점의 발판을 놨다. 반면 히메네스는 선발 4번 타자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2-4로 뒤진 9회 무사 1루의 마지막 추격 기회에서는 투수 앞 병살타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필은 이날 선발 3번 1루수로 출전했다. 히메네스는 변함없이 4번 3루수 자리를 지켰다. 필은 1회 첫 타석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이 되지는 않았다. 히메네스는 1회 2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에 머물렀다. 양현종의 초구를 노려쳤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먼저 안타의 기지개를 켠 것은 히메네스였다. 필이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것에 비해 4회 선두타자로 나선 히메네스는 양현종이 3구째 체인지업(130㎞)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하지만 후속타자 오지환의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돼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1차전의 상승세를 간직한 필은 6회 다시 2루타를 때렸다. KIA는 6회 1사까지 류제국에게 안타 하나 때리지 못하고 끌려갔으나 필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귀중한 안타를 치며 단번에 득점권까지 나갔다. 다만 이어 나지완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환상적인 수비로 걷어내며 3루까지는 가지 못했고 선취점에도 실패했다.
히메네스는 6회 양현종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으나 2루수 쪽의 약한 직선타에 머물렀다. 필도 8회 1사 2루 기회에서 류제국의 커브에 3구 삼진 당하며 허무하게 돌아섰다. 히메네스는 8회 무사 2루에서 두 차례의 희생번트 시도를 실패한 끝에 간신히 2루 땅볼로 대주자 김용의를 3루로 보냈다. 최소한의 몫은 했지만, 시원한 한 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팀이 9회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승리를 거두며 준플레이오프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