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미스트리스'? 미국판 막장드라마 인정" [대기실습격①]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0.17 08: 12

국내 시청자들에게 미국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와 다른 색깔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좀 더 파격적인 소재와 전개, 화끈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그것. 2013년 6월부터 미국 ABC에서 방송돼 국내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미스트리스'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이 한국에서도 유명한 건 배우 김윤진이 출연하기 때문일지도. 그는 '미스트리스'에서 정신과 의사 카렌 킴 역을 맡아 알리사 밀라노(사바나 역), 제스 맥칼랜(조슬린 역), 로첼리 에이테스(에이프릴 역)와 함께 4총사를 이뤘다. 
3년 넘게 미국 전역에 방송돼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이 작품은 지난달 6일 시즌4를 끝으로 종영했다. 김윤진은 한국 배우로 큰 축을 담당했는데 불륜과 동성애 연기까지 불사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뿜어냈고 서양 배우들과 멋지게 어깨를 나란히했다. 

지난 7일, 강남의 모처에서 '멋진 언니' 김윤진을 만났다. 
◆"하차 결정 후 드라마 폐지, 묘한 기분 들었죠"
"시즌3를 시작할 무렵 시즌4를 끝으로 하차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하차로 정리했는데 드라마 자체가 종영하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내가 빠져도 2년 정도는 더 하겠지 싶었는데 완전히 없어진다 하니 복잡한 마음이 들었죠. 이럴 줄 알았으면 가만히 있다가 다 같이 나올 걸 괜히 먼저 얘기했나 봐요(웃음)."
'미스트리스'는 시즌4까지 이어오며 국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때론 독한 전개로 "임성한 작가의 막장 드라마 못지않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김윤진이 연기한 캐릭터만 봐도 그렇다. 유부남을 사랑했고, 그가 죽자 장례식장에서 만난 아들과 다시 관계를 이어간 카렌 킴이었다.  
심지어 시즌3에서는 동성 파트너를 만났고 그의 남편과도 동시에 사랑을 나누는 파격적인 장면까지 그렸다. 아무리 개방적인 미국이라지만 한국 배우가 연기하기는 힘들었을 터. 김윤진 역시 '쿨'하게 대본은 받았지만 화들짝 놀랐을 정도로 컬쳐 쇼크는 컸다. 
"여자랑만 사랑하면 안 되냐고 스태프에게 물었을 정도예요. 좀 그렇더라고요. 영국의 원작 드라마가 어둡고 묵직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우린 좀 더 가볍고 대중적으로 리메이크 했는데 '미스트리스'는 화끈한 드라마였죠. 디즈니의 방송국인 ABC인데 괜찮겠나 싶었으니까요. 우리 드라마를 보고 '막장'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인정해요 하하. 충격적이면서 재밌었다는 느낌인 거죠?" 
◆"한국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캐릭터 연기잖아요"
하지만 이러한 혼란 역시 그는 배우가 겪을 수 있는 경험으로 즐겁게 받아들였다. 한국에서는 40대 아줌마들이 상상 속에서나 그려 볼 법한 클럽에서 시선을 한몸에 받는 장면을 말이다. 
"40대 여배우가 섹시한 속옷을 입고 연기할 일이 얼마나 있겠나 싶어요. 세상에 시즌2에서는 원나잇을 즐기게 됐는데 한 번 촬영에 남자 파트너가 네 번이나 바뀌던 적도 있었죠(웃음). 한국에서는 못할 연기들이라고 생각해 감사하게 즐기면서 촬영에 임했어요. 
김윤진의 엔딩 역시 놀라웠다. 유모를 구하려다가 추락사하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작별을 고한 것. 그런데 이는 그가 원했던 그림이었다. 이왕 퇴장하는 거 화제성을 높일 수 있는 충격적인 엔딩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제가 '미스트리스'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국내 팬들이 엄청 아쉬워 하시더라고요. '로스트'는 세계적으로 널리 방영이 됐으니 많이 봐주신 게 이해됐는데 '미스트리스'에 대한 반응은 놀라웠죠. 시청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미스트리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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