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DS] '커튼콜 사양' 오티스, 원치 않았던 마무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11 10: 51

어쩌면 현역 마지막 타석이 될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 선수로 환영받는 마지막 환호가 될 수 있었지만 데이비드 오티스(41)는 커튼콜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팀 승리를 기다렸지만 보스턴의 3연패 조기 탈락과 함께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오티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201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다. 1~2차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보스턴은 물러설 수 없는 승부였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오티스에게 더 절박한 경기였다. 오티스는 2회 선두타자로 나온 첫 타석에 볼넷을 골라나갔지만 후속타 병살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4회에는 1루 땅볼로 아웃됐고, 그 사이 보스턴도 클리블랜드에 4점을 주며 다시 한 번 주도권을 빼앗겼다.

1-4로 뒤진 6회 1사 2·3루. 보스턴은 클리블랜드 필승맨 앤드류 밀러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뽑아내며 추격의 1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고, 2-4로 뒤진 상황에서 오티스에게 8회 타석이 돌아왔다. 오티스의 마지막 타석이 될 수 있었기에 홈팬들을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오티스는 답례를 하지 않고 타석에 집중했다. 이대로 끝날 수 없다는 각오였다. 2사 1루에서 클리블랜드 마무리 코디 앨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며 1루 출루에 성공했다. 1루에 나간 오티스는 큰 박수를 치고 두 팔을 치켜 올리며 홈 관중들에게 환호를 이끌어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보스턴은 핸리 라미레스의 좌전 적시타로 3-4 한 점차까지 압박했다. 2루에 진루한 오티스는 대주자 마르코 에르난데스로 교체돼 경기에 빠졌다. 오티스는 2루에서 한참 동안 에르난데스에게 무언가를 말한 뒤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팬들은 다시 한 번 오티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현역 선수로 마지막으로 받는 환호일 수도 있었지만 오티스는 동료들과 덕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파이팅을 외쳤을 뿐, 관중들에게 커튼콜은 하지 않았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란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2사 1·2루에서 잰더 보가츠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가 돼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9회에도 2사 후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의 우전 안타와 페드로이아의 볼넷으로 주자 2명이 나갔으나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3-4로 패했다.
보스턴의 3연패 조기 탈락. 오티스는 덕아웃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박수를 치며 간절하게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현역 마지막을 아쉽게 마감한 순간이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85번째 경기로 끝낸 오티스는 이번 디비전시리즈 3경기엔 9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부진했다. /waw@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