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명암 엇갈린 안방싸움, 2차전의 선택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0.11 06: 34

양 팀 모두 자칫 삐끗하면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에 안방을 맡겼다. 결국 안방 싸움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하지만 벼랑 끝 2차전 안방 조합은 어떻게 될까.
KIA와 LG 모두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포수 엔트리는 베테랑과 신예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LG는 베테랑 정상호, 신예 유강남이 포수 엔트리를 차지하고 있고 KIA 역시 노장 이성우와 어린 한승택이 안방을 책임진다. 정상호는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반면, 이성우는 아직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는 차이는 있지만 포수진 구성은 비슷했다.
일단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양 팀 모두 공통적으로 신예 포수들에 안방을 맡겼다. 유강남과 한승택 두 선수 모두 가을야구 경험은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다. 부담스런 상황에서 등판한 에이스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중책을 떠맡았다.

유강남과 한승택은 일단 경기 초반 안정감 있게 경기를 잘 풀어갔다. LG 데이비드 허프와 KIA 헥터 노에시의 구위와 제구 자체가 워낙 좋은 것도 있었지만. 포수들 역시 오버하지 않고, 침착하게 투수들을 보좌했다.
유강남의 경우 허프가 4회 집중타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상대 타자들의 바깥쪽 공 노림수에 공략당하기도 했지만 양상문 감독은 경기 후 "그동안 빠른공과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 볼배합 문제는 아니다"며 유강남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하지만 경기 막판 희비는 엇갈렸다. 8회말 LG는 무사 1,2루에서 유강남이 가을야구 첫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하며 1-4로 추격했고 무사 1,3로 기회를 이었다. 이후 KIA의 바뀐 투수 고효준은 양석환을 상대하는 상황. 고효준은 폭투를 범했다. 한승택은 이를 제대로 블로킹 해내지 못했다. 결국 1점을 실점했다.
이후 상황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블로킹 실패 이후 한승택은 공을 따라갔고, 그 사이 유강남은 2루에 도달한 뒤 주춤 거리다 3루까지 향했다. 이를 본 한승택은 침착하고 정확하게 3루로 송구했다. 유강남은 여유있게 아웃됐다. 냉정을 찾지 못한 유강남의 아쉬운 주루플레이였고, 실수 이후에도 냉정을 되찾은 한승택의 송구가 사실상 이날 막판 분위기를 갈라놓았다.
당연히 김기태 KIA 감독은 한승택을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오늘 정말 잘 해줬다. 쉽지 않은 첫 경험이었는데 잘했다"고 말했고, 선발 투수로 MVP가 된 헥터 역시 "호흡 맞춘 지 오래되긴 했지만 오늘 볼배합이 좋았다. 내 제구력을 더 좋게 만들어줬다"며 공을 돌렸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유강남의 플레이를 감쌌다. "주루플레이는 미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강남이가 한 베이스 더 가려고 하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양 감독의 변이다. 
일단 첫 경기에서 두 선수의 명암은 흥분과 냉정의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이제는 1패면 모두 탈락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KIA가 한승택에 다시 한 번 포수 마스크를 맡길 지, 아니면 2차전 선발 투수인 양현종과 호흡이 괜찮은 이성우에 마스크를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 LG 역시 이젠 1승의 어드벤티지가 무의미해진 상황.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베테랑 정상호를 투입시킬 지 다시 유강남에 포수 역할을 맡길 지 여부가 관심사가 됐다.
2차전과 같은 '지면 끝장'의 경기에서 안방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양 팀 사령탑의 안방마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할 지도 관심사다./jhrae@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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