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인터뷰 통해 내년에도 KIA에서 뛰는 것 암시
취재 결과, 이미 KIA 구단과 2017시즌 잔류 공감대 형성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29)가 벼랑 끝 승리를 이끈 후 재계약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헥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KIA는 헥터의 투구에 힘입어 LG를 4-2로 꺾었고, 헥터는 MVP를 수상했다.
흥미로운 것은 MVP 수상 후 헥터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헥터는 MVP 부상으로 얻은 타이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2017시즌에도 KIA에서 뛸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 헥터는 “일단 갖고 있다가 내년에 재계약을 해서 KIA에 있게 되면 차를 구입해서 차에 쓰겠다”고 이야기했다. 내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전한 것이다.
취재 결과, 헥터는 이변이 없는 한 2017시즌에도 KIA 소속이다. 외국인선수 계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야구계 관계자는 “헥터와 KIA 구단이 2017시즌까지 함께하기로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 애초에 KIA가 헥터와 계약할 때 내년까지 바라봤다고 들었다. 올 시즌 헥터가 KIA 구단의 기대대로 활약했고, 헥터도 KIA와 한국에 만족하고 있다. 헥터는 내년에도 KIA에서 뛸 것이다”고 밝혔다.
헥터는 2016 정규시즌 31경기 206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 5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이닝 부문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부문 3위, 다승 공동 3위, 승률 3위(0.750), 탈삼진 8위(139개) 등 여러 부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두산 니퍼트가 없었다면, MVP 후보에 꼽힐 수 있는 뛰어난 한 해를 보냈다.
헥터의 최대 장점은 노련함이다. 상황의 맞는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긴 이닝 소화로 투수진에 부담도 덜게 한다. 게다가 헥터는 포스트시즌서도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확실히 보였다. 1회부터 위기에 몰리고 투구수 30개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2회부터 페이스를 회복해 정규시즌의 활약을 재현했다.
사실 이날 헥터는 큰 무대임을 의식한 듯, 경기 시작부터 전력투구에 임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공이 많아지며 전력투구가 독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자 헥터는 이를 파악하고 2회부터는 평소의 패턴대로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했고, 스트라이크존의 위아래를 활용하는 전략이 LG 타자들에게 제대로 먹혔다. 위기에 몰려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내야진의 도움도 받으며 LG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로써 KIA는 2017시즌에도 선발진의 기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올 겨울 양현종이 FA 자격을 얻는 만큼, 헥터의 잔류는 내년 전력구상에 큰 힘이 된다. 극심한 타고투저로 외국인투수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 반면 KIA는 다가오는 오프시즌 다른 팀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의 퍼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헥터는 와일드카드 1차전 승리와 관련해 “경기에서 지면 오늘로 시즌이 끝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던졌다. 오늘 시즌이 마무리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마음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했다. KIA가 11일 와일드카드 2차전도 승리하면, 헥터는 오는 16일 홈에서 열리는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 통산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헥터가 등판하는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