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해적선의 선장인 앤드류 매커친(30·피츠버그)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공·수 모두에서 떨어진 숫자를 실감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실제 3-4-5(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0.500)를 보장할 수 있는 타자였던 매커친은 올 시즌 153경기에서 타율 2할5푼6리, 출루율 3할3푼6리, 장타율 0.430에 그쳤다. 24개의 홈런을 쳤지만 타점은 79개에 머물렀다. 이름에 비하면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추락을 맛봤다. 매커친의 올 시즌 UZR/150은 -22.5였다. 중견수 중에서는 거의 최하위 성적이었다.
이런 매커친을 수비 부담이 적은 코너 외야로 돌려야 한다는 시선이 많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30대에 들어 수비 범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커친은 고개를 젓는다. 매커친은 MLB.com 등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체는 건재하다는 것을 느끼며, 때문에 중견수 자리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자존심을 드러냈다. 매커친의 내년 포지션을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매커친의 트레이드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피츠버그가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뒤 최대 화두가 된 모양새다. 매커친은 2012년부터 발효된 6년 5150만 달러의 계약이 진행 중이다. 내년으로 이 계약은 끝나고, 1년의 옵션이 있다. 피츠버그는 2018년까지 매커친을 활용할 수 있지만, 올해와 같은 성적이라면 저렴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때문에 트레이드 가치가 있는 올 겨울이나 내년에 피츠버그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현지에서는 당장 겨울에 트레이드를 진행하기보다는, 매커친의 내년 성적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매커친의 뒤를 이을 것이라 각광받는 유망주 오스틴 미도우(21)의 성장 추세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미도우는 올해 트리플A 무대에 승격했다. 트리플A 성적은 타율 2할1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57, 6홈런, 24타점이었다. 내년 어느 시점에서의 승격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츠버그로서는 매커친이 내년에 건재를 과시해 무게를 잡으며 미도우의 성장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내년 어느 시점에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매커친이 FA 시장에 나오면 가치는 최소 1억 달러 이상인데 피츠버그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지금 당장 트레이드하자니 올 시즌 부진으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걸린다.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매커친의 2016년 초반과 막판은 조금 달랐다는 것. 매커친의 전반기 타율은 2할4푼7리, OPS는 0.745였다. 후반기에는 타율 2할6푼7리, OPS 0.793으로 소폭 반등했다. 전반기 84경기에서 38타점을 기록했던 매커친은 후반기 69경기에서는 41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8월 OPS는 0.810, 9월은 0.898이었다. 볼넷 비율은 늘고, 삼진 비율은 줄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