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야구] 첫 PS 경기, 물 만난 효자 외인들 활약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10.11 05: 53

헥터-허프, 1차전부터 명품 투수전
효자 필, 중요할 때 터지는 방망이
효자 외인들이 경기를 지배했다.

KIA 타이거즈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5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부를 2차전까지 끌고 갔다. 1차전에선 외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 그리고 필요한 순간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브렛 필이 있었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으로 변수가 많다. 기본적으로 투수, 수비력이 중요한 경기다. 또한 ‘큰 경기’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에이스, 베테랑들의 활약이 승부를 결정짓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선 역시 에이스들이 해줬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 선발 데이비드 허프는 패전을 떠안았지만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눈을 뗄 수 없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허프는 1회부터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KIA는 초반 리드를 잡기 위해 외인 타자 필을 2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러나 허프의 위력에 눌렸다. 1회 2사 후 김주찬의 실책으로 인한 출루를 제외하면 3회까지 꽉 막혔다. 헥터도 1회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더니 안정을 찾았다.
팽팽한 균형을 실책으로 깨졌다. 허프는 1사 2,3루 최대 위기에서 이범호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허프의 빠른 공에 KIA 타자들의 배트가 밀렸다. 하지만 안치홍의 유격수 정면 타구를 오지환이 실책하며 2실점. 6회에는 나지완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실점했다. 허프는 8회 첫 타자 노수광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구원 등판한 우규민의 승계주자 실점으로 허프는 4실점(2자책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허프의 위력적인 구위는 여전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1km였는데, 최저 구속도 145km로 빨랐다. 최고 147km의 컷 패스트볼(10개)과 체인지업(33개)이 위력적이었다. 만약 수비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경기의 향방은 알 수 없었다. 실점이 나온 시점이 아쉬웠다.
반면 헥터는 수비 도움과 함께 긴 이닝을 던졌다. 쌀쌀한 날씨 탓에 1회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제 페이스를 찾았고 두 번의 병살타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KIA 내야진도 탄탄한 수비로 충분히 도왔다. 경기 중반에는 오히려 헥터가 더 안정감 있었다. 8회 첫 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제 몫을 다 했다. 헥터 역시 최고 구속 151km의 패스트볼 위주로 승부했다. 또한 슬라이더 최고 구속이 141km였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공격에선 필의 출루 본능이 팀을 살렸다. 2번 타자로 출전한 필은 1회 허프의 초구를 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4회에는 팀의 첫 안타를 만들었다. 선두타자로 나와 허프와 5구 승부 끝에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출루했다. 1사 후 나지완의 2루타, 2사 후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득점했다. 필의 출루가 결정적이었다.
추가 득점도 필의 발에서 나왔다. 필은 6회초 첫 타자로 나와 허프의 초구를 받아쳤고 이 타구는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연결됐다. 김주찬이 1루수 땅볼을 쳤고 나지완이 1사 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득점을 올렸다. 결국 KIA는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선발 헥터, 2번 타자 필의 투타 활약이 돋보였다. 비록 패했으나 허프는 에이스다운 모습을 가을 야구에서도 보여줬다. 역시 큰 경기에서 빛을 발한 효자 외인들이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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