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유강남의 주루사, LG 추격 주저앉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0 21: 12

추격의 분위기를 타는 듯 했던 LG를 가로막은 것은 결정적인 주루사 중 하나였다. 과감하지도, 현명하지도 못했던 어정쩡한 주루 플레이 하나가 LG의 발목을 잡았다.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2016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2-4로 지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2차전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돼 아직 조금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날 패배로 KIA의 기세가 살아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찜찜하다. 여기에 KIA는 LG에 강했던 좌완 양현종이 2차전에 대기한다는 점이 까다롭다.
4회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오지환의 실책으로 2점을 주며 선수들의 발이 무거워졌다. 6회에도 필에게 2루타를 맞은 끝에 1점을 더 내줬고 8회에는 우규민이 2사 후 적시타를 맞고 0-4까지 뒤졌다. 반면 팀 타선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병살타가 두 개가 나왔다. 하지만 마냥 주저앉은 것은 아니었다. 0-4로 뒤진 8회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4회 실책의 주인공인 오지환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타 이병규의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뜨며 대타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으나 김선빈이 포구에 실패하며 무사 1,2루가 됐다. 여기서 유강남이 우전 적시타를 치고 1점을 만회했다. 잘 던지던 헥터를 강판시킨 한 방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상황이 아쉬웠다. 손주인을 서상우로 바꾸자 KIA도 좌완 고효준을 올렸다. 여기서 LG는 서상우를 양석환으로 바꾸며 승부를 걸었다. 분위기는 좋았다. 고효준이 폭투를 던졌고 3루 주자인 대주자 황목치승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루까지 간 유강남이 3루를 보더니 달리기 시작한 것. 공이 뒤로 많이 빠지기는 했으나 유강남의 걸음은 빠른 편이 아니었다. 차라리 2루를 돌면서 과감히 결단, 속도를 줄이지 않고 3루로 전력질주했다면 모를까 그마저도 다소 어정쩡했다. 결국 1점을 더 쫓아갈 수 있는 귀중한 주자인 유강남이 3루에서 횡사했다.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주루사였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주자가 죽지 않았다면 2-4, 2점차에서 무사 2루였다. 다양한 작전을 통해 아웃카운트 세 개 안에 주자를 불러들일 가능성이 꽤 높은 포지션이다. 1점차까지 추격했다면 승부는 어찌될지 몰랐지만 1점차로 맞이하는 9회와 2점차로 맞이하는 9회는 차이가 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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