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중압감 경험' 젊은 LG, 예방주사 맞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0 21: 14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했지만 역시 큰 경기의 중압감은 달랐다. LG의 젊은 타자들이 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시리즈를 조기에 종료시키지 못했다.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KIA와의 1차전에서 2-4로 졌다. 한 판만 이기거나 비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LG는 이날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잘 던졌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외로운 싸움이 이어졌다.
정규시즌에는 상대 선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보였던 LG였다. 허프가 KIA에 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리즈를 1차전에서 끝낼 수 있다는 전략이 설 수 있었다. 계산대로 허프는 호투했다.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단 4피안타, 7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4회 실점하지 않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오지환의 실책으로 2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그리고 타선은 침묵했다.

헥터를 상대로 6회까지 3안타밖에 치지 못했고 나간 주자를 효율적으로 진루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날 선발 명단에 오른 김용의 이천웅 채은성 유강남은 포스트시즌 경기 경험이 없거나 중추적인 주전 선수로서의 임무를 해본 경험이 적은 선수들인데 전체적으로 자신의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선취점 기회였던 1회 2사 1,3루에서는 채은성이 8구까지 승부를 벌였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2회 1사 후 정성훈의 안타로 만든 1루 기회는 유강남의 병살타로 사라졌다. 4회 1사 1루에서도 채은성이 병살타를 쳤다. 김선빈의 수비가 견고했다. 그 후 LG는 5회부터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뽑지 못하며 헥터에 끌려 다녔다.
시리즈 전 타선의 전체적인 큰 경기 경험은 KIA 쪽이 좀 더 많다는 게 중론이었다. LG의 패기가 이를 얼마나 공략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날 LG는 이천웅 박용택 오지환 정성훈이 안타 1개씩을 기록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신진급 선수들의 방망이는 7회까지 철저히 침묵했다.
8회 무사 1,3루에서 고효준의 폭투가 나왔을 때 1루 주자 유강남이 3루로 가다 아웃된 것도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4회 오지환의 결정적인 실책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발을 더 얼어붙게 한 점도 있었다. 다만 갈수록 조금씩 몸이 풀리는 모습을 본 것은 2차전을 앞두고 위안이었다. 예방주사가 됐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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