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찬바람만 불면 논란, 가을야구냐 정규방송이냐(feat.방송사 밀당)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0.10 15: 23

어김없이 논란이다. 올 여름 올림픽 중계로 정규 방송이 결방되면서 안방극장이 뜨겁게 달궈졌다면, 매년 가을마다 벌어지는 가을 야구 중계 방송으로 인해 또 다시 드라마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SBS는 10일 월화드라마인 ‘달의 연인’ 결방 가능성을 공지했다. 이날 오후 6시20분부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생중계로 인해 방송이 불투명하다는 것. 다만 결방이 확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야구 경기가 3시간에서 3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고 했을 때 ‘달의 연인’은 간판 뉴스인 ‘8뉴스’ 방영 후 오후 11시대에 전파를 탈 수 있다. 다만 야구 경기가 4시간이 넘으면 결방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해 MBC는 ‘그녀는 예뻤다’ 결방 공지를 긴박하게 펼쳐진 경기와 지연된 시간으로 인해 늦게 했다가 항의 세례를 받았다.

당시 예상보다 길어진 경기 시간, 그리고 경기 중간에 정규 방송을 틀었다가 돌아올 야구 시청자들의 비난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MBC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녀는 예뻤다’의 인기가 워낙 높았기에 후폭풍은 상당했다. 당시 MBC는 하루 종일 인터넷과 전화로 이어지는 항의에 시달렸다.
시청자들은 말한다. 결방을 하더라도 공지라도 빨리 해서 기다리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다. 허나 방송사로서는 ‘야구의 신’도 모르는 경기 종료 시간 탓에 섣불리 결방이냐 정상 방송이냐를 발표할 수 없다는 게 항변이다. 섣불리 결방했다가 야구 경기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황금 같은 프라임 시간대에 재방송을 트는 방송사로서는 하루 장사를 망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다만 MBC는 지난 해 결방 후폭풍이 워낙 셌기에 올 여름 올림픽 중계로 수목드라마 ‘W’가 결방했을 당시 비교적 빨리 공지를 했다.
또한 한차례 결방 후 정상 방송을 해달라는 반응이 거세자 시들시들한 인기의 올림픽 중계 대신 드라마를 택하는 초강수를 뒀다. 올림픽과 달리 야구는 많은 사랑을 받는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 스포츠 경기’라는 점이 방송사로서 과감하게 중계 방송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물론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사의 스포츠 케이블 채널에서 중계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일단 SBS는 원론대로 야구 경기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대로 ‘달의 연인’이 결방을 하더라도 일주일 동안 이 드라마를 기다린 팬덤의 분노를 키울 것이고, 공지가 늦었다는 이유로 또 다시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매년 가을 야구 중계 방송으로 인한 결방이 벌어질 때마다 생기는 논란이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S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