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LG 준PO 향한 절대과제, 2002 박용택 나와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0.10 12: 58

“7명중 1, 2명은 터지지 않겠나?”
흔히 포스트시즌서 승리하려면 ‘미친 선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매년 포스트시즌을 돌아 보면, 큰 무대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주축 선수들이 극심한 견제로 고전할 때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해결사가 되면서 팀 승리를 이끈다. 
LG 트윈스도 그랬다. 2014년 NC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최경철은 1차전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흐름을 LG 쪽으로 가져왔다. LG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최경철은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만년 백업선수였던 최경철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섰다.

14년 전인 2002년에는 겁 없는 신인이 가을야구 무대를 휘어잡았다. 당시 LG 대졸신인이었던 박용택은 KIA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3할5푼 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MVP가 됐다. 박용택은 시리즈 마지막 경기였던 5차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을 터뜨려 당해 LG를 한국시리즈 무대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어느덧 고참 선수가 된 박용택은 누군가가 14년 전 자신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박용택은 지난 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예측하지 못한 젊은 선수가 잘 하는 팀이 유리하다. 그런 팀이 분위기도 잘 탄다. 2002년의 박용택 같은 선수가 나오는 팀이 쉽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 팀은 가능성이 높다. 타선에서 9명 중 7명이 포스트시즌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다. 7명 중 1, 2명은 터지지 않겠나”고 웃었다. 
LG는 이번 와일드카드 1차전을 통해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다. 야수들 중 박용택과 정성훈, 그리고 정상호 정도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무대가 낯설다. 김용의와 문선재는 2013년과 2014년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으나, 당시 이들의 포지션은 지금처럼 외야수가 아니었다. 2013년에는 둘 다 팀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고, 2014년 김용의는 2루수로 출장했다. 채은성도 2014년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했으나, 대타로 역할이 한정됐다. 기대가 컸던 오지환도 포스트시즌 무대에선 강렬한 한 방을 날리지 못했다. 
올해에는 야수진에서 유강남 양석환 서상우 안익훈 이천웅 이형종 등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이중 유강남 양석환 이천웅 이형종은 선발출장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박용택이 주목하는 선수들도 바로 이들이다. 2002년 자신이 했던 것처럼, 처음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이 선수들이 모두를 놀라 게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아니었지만, LG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린 경험이 있다. 이천웅은 올 시즌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흐름을 LG 쪽으로 가져왔다. 추석연휴기간에는 삼성을 상대로 연장 끝내기 홈런도 기록했다. 유강남은 8월 9연승 과정에서 SK 마무리투수 박희수에게 홈런을 터뜨렸다. 양석환은 두산과 라이벌전에서 장원준과 이현승에게 홈런을 날렸다. 이형종도 약 한 달 전인 9월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8회말 결승타로 팀 승리를 가져왔다. 
박용택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팀 미팅에서 후배들에게 “실수해도 본전, 잘하면 영웅이 되는 것이다. 다들 영웅 한 번 되어보자”며 사기를 높였다. 박용택의 바람이 현실이 된다면, LG의 준플레이오프를 향한 문도 활짝 열릴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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