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야구전문기자들이 2016포스트시즌을 맞아 전망에 나섰다. 첫 번째 대상은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망 결과, LG와 KIA가 5대5로 백중세를 이뤘다. 흥미롭게도 시리즈가 2차전까지 갈 경우, 모두가 KIA의 승리를 예측했다. LG가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경우는 1차전 승리로 한정됐다. 예상이 적중한다면, 1차전이 곧 시리즈의 승자를 결정짓는 무대가 될 것이다. 다음은 OSEN 기자들의 전망이다.
이선호 기자(KIA 타이거즈 담당) -KIA 2차전 승리-
김기태 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로 헥터 노에시를 내세웠다. 이유는 단 하나. 클래스가 대단한 투수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15승(5패) 평균자책점 3.40의 성적 뿐만은 아니다. 마운드에서 카리스마를 보였다. KBO 1년차 인데도 포수를 리드하는 영리함, 위기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건함, 중요한 경기를 잡을줄 아는 치열함을 갖추었다. 정규리그에서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1차전에서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진면목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다. 1차전을 잡으면 여세를 몰아 LG에 강한 양현종이 2차전에 나선다. 엔트리에 투수 12명을 올린 것은 마운드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가을야구는 투고타저 현상이 강하다. 마운드가 양팀의 희비를 가를 것이다.
한용섭 기자(NC 다이노스 담당) -KIA 2차전 승리-
헥터와 허프의 선발 대결. 허프가 KIA 상대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지만, 단기전에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의외성이 있기 마련. LG와 KIA는 기복이 심하다. LG 젊은 선수들이 비록 2경기 중 한 경기만 이기면 되는 여유 있는 상황이지만, 부담감을 떨치고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결정적인 실책이 잦은 KIA도 마찬가지지만, KIA는 와일드카드에서 5위팀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을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홀가분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다. 1차전 승리팀이 2차전에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LG도 2차전까지 생각하지 말고 1차전에 서 끝낸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손찬익 기자(삼성 라이온즈 담당) -KIA 2차전 승리-
KIA는 와일드 카드 특성상 벼랑 끝에 몰려 있지만 1차전 선발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가 있다. 헥터는 올 시즌 15승 고지를 밟는 등 외인 특급으로 인정을 받았다. LG전 상대 전적은 1승 2패(평균 자책점 4.15)로 그리 좋지 않았지만 데이터는 참고 사항일 뿐.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2차전서 양현종을 투입할 예정. 양현종은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투구 내용은 좋았다. 윤석민, 한승혁, 임창용 등 계투조도 언제든지 투입 가능하다. 공격에서는 김주찬, 나지완 등 베테랑 타자들이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이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타선은 상승세를 타게 될 전망이다.
이상학 기자(한화 이글스 담당) -KIA 2차전 승리-
예측이 쉽지 않다. 양 팀 모두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편이라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좌우될 수 있다. 객관적인 상황을 놓고 보면 LG가 절대 유리하다. 만약 LG가 1차전을 잡는다면 여유 있는 낙승을 거둘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예상 못한 변수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은 4위 LG보다 5위 KIA가 덜하다. KIA가 1차전을 잡으면 2차전까지 업셋이 가능하다. 1차전 승리의 기세와 2차전 선발 양현종 카드를 생각하면 당연한 예상이다. 문제는 역시 1차전 LG 선발 허프를 공략할 수 있느냐 여부. 정규시즌에서 허프에게 유일하게 멀티히트(2안타)를 뽑아낸 브렛 필이 제 몫을 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김태우 기자(SK 와이번스 담당) -KIA 2차전 승리-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사실상 백중세. 전력이 어디가 낫다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선발도 중요하지만, 결국 단판 승부의 중압감을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를 관건으로 뽑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험은 KIA가 조금 앞서 갈 수 있다고 본다. 투수전 양상을 예상할 때, 이런 양상에서 엄청난 변수가 되는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도 KIA가 좀 더 낫다. ‘호랑이 킬러’ 허프의 강력함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7·8회를 생각하지 않을 헥터의 전력투구가 기대되는 점도 있다. 어찌됐건 KIA가 시리즈를 끌고 간다면 2차전에 양현종이 대기한다. 2차전도 종합적으로 팽팽한 승부가 되겠으나 남행열차가 마지막일 것 같지는 않다.
윤세호 기자(LG 트윈스 담당) -LG 1차전 승리-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허프를 위한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허프는 9월 15일 잠실 KIA전에서 7⅓이닝 2실점, 9월 27일 광주 KIA전에선 9이닝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LG는 허프로 인해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었고, 허프의 KIA전 호투로 4위까지 차지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허프가 KIA 타선을 제압할 것으로 보인다. 허프는 올 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2리,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3푼리를 기록하고 있다. KIA가 허프를 공략하기 위해선 수준급 좌타자가 필요한데, 허프만 생각하고 좌타자로 도배하기도 힘들다. 와일드카드 엔트리서 KIA 좌타자는 서동욱, 강한울, 신종길, 노수광 4명 뿐이다.
고유라 기자(넥센 히어로즈 담당) -LG 1차전 승리-
1승을 안고 들어가는 LG와 내일이 없는 KIA의 마음가짐은 다를 수밖에 없다. LG가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한다. 선발 싸움은 외국인 맞대결인데 허프(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26)가 헥터(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15)에 비해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다. 양팀 모두 필승조로 맞붙기 때문에 선발투수의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LG가 유리하다. 허프의 KIA전 호투 기록은 LG에는 자신감으로, KIA에는 부담으로 와닿을 수 있다. 헥터는 득점권 피안타율(.305)이 높은 편이고 허프도 득점권 피안타율(.324),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333)이 약점이다. 양 팀 타자들은 이 점을 노려 상대를 공략해야 한다.
조인식 기자(두산 베어스 담당) -LG 1차전 승리-
양 팀의 전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현행 와일드카드 제도는 4위가 쉽게 올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무승부 없이 각 팀의 승률이 50%라고 가정해도 한 팀이 2연승할 확률은 수학적으로 25%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KIA는 적지에서 무승부도 허용되지 않는 2연승을 거둬야 하기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부담도 생긴다. 반면 LG는 연장에 접어들면 점수를 뽑지 못해도 막기만 하면 되기에 심리적으로도 한층 편하다. 이 방식 하에서 5위가 4위를 탈락시키는 건 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선수민 기자(kt 위즈 담당) -LG 1차전 승리-
LG는 4위로 시즌을 끝내면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1경기만 이기면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적을 수 있다. 또한 허프라는 에이스 카드가 있다. 허프는 정규시즌 KIA와의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두 번 다 7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KIA는 양현종을 내세우고도 패했다. 이 2경기가 순위 싸움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것 같다. 이범호는 “허프의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허프의 컨디션이 최악이 되지 않는 이상은 1차전에서 끝날 것 같다.
조형래 기자(롯데 자이언츠 담당) -LG 1차전 승리-
LG 선발 데이비드 허프의 지난 2차례 KIA전 등판이 인상에 남는다. 특히 지난 9월27일 광주 KIA전 7이닝 무실점 역투는 팀이 4위 싸움의 7부 능선을 넘게 했다. 홈 경기, 말 공격, 1승 이점 등 모든 조건이 LG에 유리하다. LG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단, LG 젊은 야수들이 '혈기'가 긍정적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KIA 선발 헥터의 LG전 성적은 4경기 1승2패 4.15. 피안타율은 3할2푼. 올해 상대한 팀 중 두 번째로 높다. 여러모로 KIA에 불리한 조건은 부인할 수 없다. 혹시나 해서 찾아본 허프와 헥터의 미국 시절 포스트시즌 성적. 허프는 트리플A 3경기(3선발) 2승 평균자책점 4.05, 헥터는 싱글A와 트리플A에서 3경기(1선발) 1승1패 평균자책점 11.3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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