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통산 4경기 등판... 2011년 ⅓이닝 소화
"2011년 PS는 굴욕, 독 품겠다"
KIA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28)에게 포스트시즌 설욕의 기회는 올까.
KIA는 9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5위로 시즌을 마감한 KIA는 1경기만 패해도 가을 야구를 접어야 한다. 4위 LG에 당연히 유리한 조건이다. KIA는 1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가, LG는 데이비드 허프가 선발 등판한다. KIA전에 강했던 허프는 사실상 확정적이었다. 다만 KIA는 헥터와 양현종 중 고민한 끝에 헥터를 등판시킨다. 김기태 감독은 선발 발표와 함께 양현종에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에이스라면 첫 경기 등판을 원하기 때문이다. 양현종 역시 9일 미디어데이에 앞서 “누구나 첫 경기 등판 욕심은 있다. 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 오늘 발표가 있을 건데, 거기에 맞춰 준비하겠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더 집중하겠다. 저는 2경기 모두 생각하고 있다. 어찌됐든 1차전을 이겨야 2차전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LG전 6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41로 강했던 양현종이기에 욕심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1차전에선 헥터가 선봉장으로 출격한다. 만약 KIA가 1차전을 승리한다면 2차전에선 양현종에게 기회가 온다. 그 때부터는 오히려 LG가 궁지에 몰릴 수 있는 상황. 양현종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전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
양현종은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6.14(7⅓이닝 5자채점)을 기록했다. 4차전에 등판해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팀 우승으로 웃을 수 있었다. 2011년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단 1경기에 출전해 ⅓이닝을 투구했다. 팀도 1승 3패로 탈락했다. 양현종은 “2011년 포스트시즌은 굴욕이었다. 잡은 아웃카운트가 1개였는데, 그것도 희생번트였다. 시즌 성적도 안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4차전 등판을 준비했으나 선발로 오르지 못했다. 양현종은 “전 4차전만을 준비했다. 거의 한 달간 4차전에 초점을 맞추고 운동을 했다. 하지만 좋은 컨디션의 투수들이 나가야 했으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가을만큼은 더 독을 품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라면서 “포스트시즌은 체력보다는 정신력 싸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목표도 당차다. 양현종의 시선은 이미 높은 곳을 향해있다. 그는 “두산이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서 각종 기록들을 다 세운 것을 봤다. 그걸 다 바꾸고 싶다. 우리 팀은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해서 경기 수도 더 많을 것이다. 위로 올라간다면 기록들을 다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일단 KIA는 1차전을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독을 품은 양현종에게도 설욕의 기회가 찾아온다. 과연 KIA의 가을 야구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