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볼 타임스’ 선정 cWPA 리그 3위
“BAL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 1% 올려”
모두의 직감과 환희는 숫자에도 잘 묻어났다. 지난 9월 29일 토론토전에서 터뜨린 김현수(28·볼티모어)의 결정적인 대타 홈런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전체 경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영양가 넘치는 장면 중 하나로 평가됐다.
야구전문매체인 ‘하드볼 타임스’는 WPA(Win Probability Added)를 통한 올 시즌 가장 결정적인 장면 TOP 10을 뽑았다. WPA는 그 플레이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객관적인 공식을 통해 뽑아내는 수치다. 김현수의 9월 29일 토론토전 대타 홈런은 3위에 뽑혔다. 현지 언론이 “볼티모어를 살리는 영웅적인 홈런”이라며 입이 마르게 칭찬한 것이 객관적으로도 증명된 셈이다.
‘하드볼 타임스’는 이 플레이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통계를 작성했다. 이를테면 디비전 1위가 결정되는 경기에서 홈팀이 9회말 2사 주자 2명의 상황에서 2점을 지고 있을 때 역전포를 때렸다면 이는 우승 확률을 11.4% 끌어 올린 장면으로 평가된다.
당시 볼티모어는 토론토와 치열한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벌이고 있었고 디트로이트가 턱밑에서 추격 중이었다. 만약 당시 경기를 졌다면 볼티모어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토론토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를 상대로 때린 김현수의 결승 홈런은 cWPA에서 1.00의 가치를 가졌다. 김현수 또한 당시 홈런 이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된다"라고 할 정도로 의미가 큰 홈런이었다.
‘하드볼 타임스’는 이 홈런에 대해 “볼티모어는 MLB 역사상 5번째 팀 250홈런을 때렸지만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홈런을 치지 못할 것 같은 타자로부터 나왔다. 김현수의 홈런 비율은 1.8%로 볼티모어의 주전 선수 중 가장 낮다”라며 예상치 못한 극적인 상황을 설명하면서 “로베르토 오수나의 96마일 패스트볼을 때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볼티모어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1%나 끌어올린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수의 이 홈런은 9월 16일 핸리 라미레스(보스턴)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때려낸 끝내기 홈런(1.22 cWPA), 9월 22일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의 홈런성 타구를 사실상 도둑질, 메츠를 허무하게 한 엔더 인시아테(애틀랜타)의 환상적인 수비(1.13 cWPA)에 이어 2016년 전체 3위였다.
볼티모어 선수로는 팀 동료 조나단 스쿱이 지난 8월 1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때린 9회 3점 홈런(0.78 cWPA)이 전체 5위에 올랐다. 당시 볼티모어는 1-7로 뒤지며 8회까지의 승리 확률이 7%에 불과했으나 9회 상대 불펜을 두들겨 승리를 따냈다. 이 1경기 승리는 결국 막판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디트로이트를 따돌릴 수 있는 중요한 자산으로 남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