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즌만에 메이저 대회도 우승 고진영, “LPGA, 가고는 싶은데 아직은 50대50”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10.09 18: 31

 누가 봐도 차근차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르겠다”고 답한다. 
9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 6,724야드)에서 벌어진 ‘제 17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에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 사냥에 성공한 고진영(21, 넵스)이 LPGA 진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은 모르겠다. 50대 50이다. 가고는 싶은데 힘들 것 같아 쉽게 결정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KLPGA를 대표하는 선수로 이미 성장해 있고, 끊임없이 스윙을 교정하며 안정적인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호주 출신의 캐디 딘 허든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KLPGA 투어 7승째 성과를 이뤘고, 그 7번째 우승은 소망하던 메이저 대회에서 따냈다. 
올 시즌 내내 스윙 교정도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상당한 진척도 있었다. 고진영은 특히 최종라운드에서의 스윙에 만족하고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진영은 “올 시즌 목표가 타이틀 욕심 부리지 않고 스윙을 유지하는 것이었는데, 3승까지 오는 동안 이번 대회 스윙이 가장 좋았다. 오랜 시간 스윙 교정을 받고 있는데, 처음 배울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있다. 드로 구질이 심해져 페이드를 치는 느낌으로 스윙을 하고 있는데, 드라이버 탄도가 높아지고 방향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블루헤런CC에서 최종일 라운드를 거의 유일하게 제 기량을 유지했다.  
호주인 캐디와는 간단한 일상 대화를 해낼 정도가 됐다. 고진영은 “사실 경기에서는 꼭 필요한 말만 하고 경기에 집중하는 게 좋은데, 딘 캐디가 딱 그 구실을 해 주고 있다. 딘만 허락한다면 내년에도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확정 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눈물도 흘렸다. 이 눈물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고진영은 “모든 대회에서의 우승은 값지고, 또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라 더욱 기쁘기는 했다. 그런데 그 동안의 우승 인터뷰에서 못했던 인사가 하나 있었다. 지난 7년 동안 저를 가르쳐준 고덕호 프로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지난 우승 때 그만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번 대회 우승 인터뷰에서 그 말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감사 인사까지 빼놓지 않고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방증이다. 
여기까지 듣고 나면 고진영은 많은 면에서 ‘준비 완료’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진영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배울 게 여전히 많고, 이번 우승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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