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부해’PD “정형돈 하차했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100회 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10.10 07: 26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100회까지 가는데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인기 프로그램인 만큼 2년여의 세월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논란부터 MC 정형돈의 하차까지, 수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위기를 잘 넘겨 100회를 맞이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방송 시작 당시 신선한 포맷으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시청률도 쭉쭉 상승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에 ‘쿡방 열풍’이 불었고 방송사에서는 너도나도 쿡방 프로그램을 제작해 선보였다.
프로그램 인기와 더불어 셰프군단의 인기도 높아지면서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에서도 셰프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TV를 켜면 셰프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셰프테이너’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위기는 있었다. 맹기용 셰프의 자질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아 결국 하차했다. 이외에도 이찬오 셰프의 외도 논란, 미카엘 셰프의 경력 허위 논란 등 셰프 관련 논란을 비롯해 MC 정형돈이 건강 이상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가 끝내 하차하는 등 ‘냉장고를 부탁해’는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 그간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보면?
▲ 가끔 그런 말을 한다. ‘어쩐지 우리 프로그램이 조용하다 싶었다’라고.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거라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조율하고 맞추고 방송하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데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정형돈이 하차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그런 위기가 어쩔 수 없이 쫓아오는 프로그램 전체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게 출연진과 제작진의 숙제다. 서로 맞추고 합의하고 양보해야 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힘들었다기보다는 특별히 나빴다거나 기억하기 싫다거나 그런 감정은 없다. 그래서 위기가 무덤덤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무 일 없이 프로그램을 화기애애하게 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대결을 꼽자면?
▲ 이연복 셰프와 최현석 셰프가 처음 대결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말 한마디 없이, 예능적인 퍼포먼스 없이 전쟁 같았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의 대결이 기억에 남는다. 스튜디오 안에서 모두 숨죽이고 대결을 지켜봤고 MC들도 진행을 못 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숨 막히는 대결이었고 요리만으로 박진감이 있었고 영화 같은 스토리가 펼쳐지고 재미있으면서도 멋있었다.
재미있었던 대결은 미카엘 셰프와 샘킴 셰프의 대결이었다. 아무래도 첫 회가 기억에 남는데 두 사람은 이 프로그램이 요리 대결로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미카엘이 요리를 망쳤는데 재미있었다. 요리가 다 익지도 않았는데 미카엘은 괜찮다고 하고 결국 개불 같은 요리가 나왔다.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고 걱정했는데 두 사람의 대결이 재미있었다. 제작진은 요리 자체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싶었는데 셰프들이 잘 보여줬다.
- 많은 스타가 ‘냉장고를 부탁해’를 찾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 출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셰프들이 음식을 15분 만에 만드는지 궁금해서 확인하려고 왔다는 분들이 많다. 방송에서 그렇게 말하는 게스트들을 볼 수 있었고 편집하기도 했는데 그런 게스트들이 많았다. 그리고 출연해서 셰프들이 15분 안에 완성하는 걸 보고 감탄하고 돌아간다. 또한 냉장고를 열고 일상의 고민거리, 먹는 것에 대한 고민거리를 얘기하는 것에 대해 창피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스튜디오에 오면 함께 얘기하고 음식을 먹고 하는 것에 대해 즐거워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섭외하는 게 수월해졌지만 여전히 토크쇼에 비해 쉬운 섭외는 아니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이 어려워한다. 망설이다가 출연을 결정해 나오면 재미있어하는데 초반에는 망설인다. 그래서 출연이 성사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프로그램이 좋긴 한데 못 나갈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 앞으로 어떤 게스트를 섭외하고 싶은지?
▲ 연예계뿐만 아니라 폭을 넓혀서 섭외하고 싶다. 아무래도 연예계 외 분야는 냉장고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보수적이라 출연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좀 더 출연자의 범위를 넓혀서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이 출연해서 프로그램을 즐기고 음식을 맛있게 먹고 놀다 갔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고 그런 방향의 섭외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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