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은 올해 데뷔 후 가장 바쁜 시즌을 보냈다.
서건창은 지난해 심자인대 파열 부상을 털고 올 시즌 풀타임 내야수로 복귀했다. 자신의 야구를 하기에도 바쁜 풀타임 5년차지만 동시에 전력에서 큰 타격을 입은 팀의 주장을 맡아 선후배를 통솔하며 팀을 이끌기도 했다. 올 시즌은 서건창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많은 의미가 있는 해였다.
올해 그의 성적표는 일단 'A'다. 서건창은 올해 139경기에 나와 181안타(7홈런) 63타점 110득점 26도루 타율 3할2푼5리를 기록하며 지난해 부상을 딛고 좋은 타격감을 되찾았다. 역대 최초 한 시즌 200안타 기록을 세웠던 2014년의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체적인 수치에서 크게 뒤떨어지지도 않는 성적이다.
서건창은 2014년 65차례의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도 61차례로 김태균(60차례)을 꺾고 리그 1위를 달성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인 꾸준함을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 것. 서건창은 득점 5위, 도루 6위로 리그 타격 상위권에도 다시 이름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2014년 리그 MVP를 수상한 뒤 그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했던 서건창이었다. 그는 "이제 제 야구는 시작"이라며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두 달의 공백을 겪었다. 공을 친 뒤 1루로 전력질주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올해 그는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 높은 타율을 보여주면서 트라우마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올해 뿐 아니라 앞으로를 위해서도 좋은 신호다. 서건창은 후반기 타격감에 대해 "크게 달라지거나 신경쓰고 있는 것은 없다. 타석에서 집중하는 것은 똑같은데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성적표에 '일단'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은 어떤 경기보다도 팀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선수 서건창 뿐 아니라 주장 서건창으로서의 능력도 충분히 발휘돼야 하는 시기다. 서건창이 후배들을 이끌고 시즌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올해를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